광주FC 이정효 감독 ‘수중전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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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이정효 감독 ‘수중전 승부수’ 통했다
K리그1 28라운드 제주 원정경기 1-0 짜릿한 승
폭우 쏟아지자 박인혁 투입 ‘선 굵은 전술’ 펼쳐
박인혁 결승골 ‘화답’…안영규 ‘300경기 출장’
2025년 08월 31일(일) 20:10
광주FC 선수들이 지난 30일 제주SK FC와의 원정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둔 뒤 안영규의 300경기 출장을 축하하는 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정효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광주FC는 지난 30일 제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박인혁의 페널티킥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갑작스러운 폭우 속에서 진행된 수중전에서 승리를 이끈 이정효 감독은 “도박이었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광주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정지훈을 빼고 장신 공격수 박인혁을 투입했다. 이 장면이 이정효 감독이 이야기한 도박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27일 부천FC와의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을 코 앞에 두고 아사니가 전력에서 빠졌다. 이적 논란 끝에 아사니가 시즌 중반 이란으로 떠나면서 ‘에이스’ 없이 코리아컵 결승 진출과 리그 상위 스플릿 도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정효 감독이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느낌”이라고 설명할 정도로 광주는 스쿼드 약점 속에서도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다.

일단 광주는 부천과의 코리아컵 2차전에서 조성권과 신창무의 골로 2-1승리를 거두면서 구단 사상 첫 결승행에 성공했다.

이정효 감독은 제주와의 경기에 앞서 “다행히 리그가 다 끝난 후에 코리아컵 결승을 하게 된다. 뭐라도 하나 붙잡고 가는, 선수들을 끌고 갈 수 있는 마지막 이벤트가 남아있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주 좋은 이벤트가 우리에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코리아컵 결승행 의미를 설명했었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핵심 전력까지 이탈했지만 이정효 감독과 광주에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승리였다.

제주전은 광주의 가을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스플릿라운드까지 6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승점 4점 차로 광주를 쫓고 있던 제주와의 승부, 3일 만에 치르는 경기였던 만큼 광주의 로테이션과 전술에 시선이 쏠렸다.

이정효 감독에게는 박인혁이 승부수였다.

이정효 감독은 “분석팀과 많은 고민을 했다. 아사니가 이적을 해서 다른 유형의 선수가 필요했다. 윙어를 봐왔던 선수라서 박인혁에게 윙어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주로 나섰던 박인혁은 새로운 자리에서 부지런히 뛰면서 공격 기회를 노렸다. 날씨도 박인혁을 키플레이어로 만들었다.

이날 경기 전반 막바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내 그라운드에 물이 고이면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이정효 감독은 하프타임 때 ‘선이 굵은 승부’로 전술을 바꿨다. 수중전에 맞춘 플레이를 하다가 그라운드에 물이 빠지면 준비한 세밀한 광주 축구를 하는 게 감독의 전략이었다.

이 전략에 맞춰 장신 공격수 박인혁은 선 굵은 플레이, 수중전에 따른 제공권 싸움의 키플레이어가 됐다. 결과는 적중했다.

0-0으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문민서의 크로스를 받은 박인혁이 머리로 공을 넘겼고, 골대 왼쪽에 있던 헤이스가 슈팅을 시도하려다가 상대 반칙에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또 다른 도박은 ‘페널티킥’이었다.

사실 이정효 감독은 문민서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키커로 나선 이는 박인혁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하승운이 킥을 잘 찬다고 추천했다. 박인혁의 눈이 반짝인 게 처음이었다”면서 박인혁에게 역할을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 있다”며 어필한 박인혁은 승리를 완성하는 결승골을 작성한 뒤 눈물을 글썽였다.

에이스의 이탈, 강행군 그리고 폭우라는 변수까지 겹쳤지만 이정효 감독은 제주전을 승리로 이끌고 기분 좋은 A매치 휴식기를 맞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안영규가 후반 33분 하승운을 대신해 교체 투입되면서 3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그는 100경기, 200경기에 이어 300경기를 모두 광주에서 이룬 첫 선수가 됐다.

/제주=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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