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서 만난 사건과 인물 소설로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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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만난 사건과 인물 소설로 형상화
이계홍 작가 중편소설집 ‘해인사를 폭격하라’ 펴내
2025년 06월 15일(일) 18:05
작가에게 역사 속 인물들의 행적은 소설의 좋은 모티브가 된다. 특히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인물일수록 소설은 역동적이며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동안 장편소설을 써왔던 이계홍 작가가 최근 중편소설집 ‘해인사를 폭격하라’를 펴냈다. 제목부터 도발적인 이번 창작집은 역사 관련 장편소설을 쓰다 만난 이색적인 소재와 사건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담았다.

무안 출신 이 작가는 지금까지 대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금남군 정충신’(5권), 장편소설 ‘고독한 행군-어느 민족주의자를 위한 변명’(4권), 역사소설 ‘장만’(3권) 등 선 굵은 장편을 써왔다.

이번 소설집은 굵직한 서사와 짜임새 있는 구조가 특징이다. 역사적인 사건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현장성과 아울러 작가적 상상력이 가미됐다.

이 작가는 “옛 관성에 젖어 낡은 사고의 틀안에서 허우적거리다 보면 역사의 방향을 놓치기 쉽다”며 “겸허히 역사 앞에서 행동하는 인물들의 행적을 더듬어 진실을 담아내려 한다”고 전했다.

소설집에는 모두 ‘순결한 여인-1970년대 풍경화’, ‘해인사를 폭격하라’, ‘귀국선 우키시마호’ ‘인지 수사-아직도 여전히 답답하게’ 등 4편이 수록돼 있다.

표제작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실화를 토대로 형상화한 소설이다.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 미5공군의 폭격 명령을 거부하고 천년 고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킨 한국 공군 조종사의 이야기이다. 작품은 당시 전투를 눈앞에 펼쳐놓은 듯 생생하면서도 역동적이다.

미 공군은 북한군이 잠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해인사 폭격’이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한국 공군 장교는 우리의 정신과 문화의 가치가 응축된 팔만대장경이 소실돼서는 안 된다는 굳은 의지를 견지한다.

다른 작품 ‘순결한 여인-1970년대 풍경화’는 사람 냄새 나는 70년대 삶의 현장을 남도 사투리 등으로 실감나게 구현한 소설이다. 이 과정에서 상처 받고 외로운 한 인간의 생애는 의미있는 작품으로 전이된다.

이계홍 소설가
이 작가는 “책에 수록된 소설들은 인터뷰, 출장 등 ‘발품’을 팔아 완성했다”며 “소설은 현장 취재 등이 뒷받침돼야 소재 발굴은 물론 좋은 작품을 형상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작가는 동국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 소설 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중앙 일간지 기자로 근무했다. 용인대 겸임교수, 동국대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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