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전남 노인학대 541건…90%이상 가정서 발생
배우자에 의한 가해 가장 많아…신체·정서적 학대 심화
은둔형 외톨이 성인 자녀 폭언 위협도 갈수록 증가 추세
광주·전남 재발 건수, 전국 평균보다 높은 16%·17%
은둔형 외톨이 성인 자녀 폭언 위협도 갈수록 증가 추세
광주·전남 재발 건수, 전국 평균보다 높은 16%·17%
![]() /클립아트코리아 |
#.광주시 북구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는 1년 넘게 남편으로부터 성적 강요와 폭언에 시달려오다 최근 경찰에 남편을 신고했다. 의처증을 앓는 남편이 바람을 피웠는지 확인해보겠다며 성적 행위를 강요하고 지속적인 폭행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5월까지 총 세 차례 경찰에 신고했으나 그동안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대가 반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지역에 사는 70대 여성 B씨는 40대 후반 아들로부터의 정서적 폭력에 오랜 시간 노출돼왔다.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은둔 생활을 이어온 아들은 사회와 단절된 채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경제 활동 없이 부모에게 의존해왔다. B씨는 아들의 폭언과 위협을 몇 차례 견디다 결국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2006년 ‘노인학대 예방의 날’(6월 15일)이 제정된 지 올해로 20년차를 맞았지만, 광주·전남에서 노인학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전통적인 배우자 간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은둔형 외톨이 성인 자녀에 의한 폭언과 위협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았고 100명중 16명은 또다시 학대를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질환이나 알코올 의존을 겪는 가해자로부터의 학대, 시설 내 방임성 학대 등도 발생하고 있는 양상이다.
보건복지부가 15일 발간한 ‘2024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최근 5년간 노인학대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2021년 273건, 2022년 202건, 2023년 290건, 2024년 204건이다.
전남 지역은 같은 기간 506건(2021년), 519건(2022년), 506건(2023년), 337건(2024년)으로 나타났다.
노인 학대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의 경우 가정 내에서 발생한 학대가 지난해 기준 194건으로 전체의 95.1%를 차지했으며, 공공장소 3건(1.5%), 생활시설·병원 각 2건(1.0%) 등으로 드러났다. 전남 역시 가정 내 학대가 306건으로 90.8%를 차지했으며, 공공장소 11건(3.3%), 생활시설 10건(3.0%), 병원 3건(0.9%)이 뒤를 이었다.
특히 광주에서는 신체적 학대가 2021년 125건, 2022년 114건, 2023년 158건, 2024년 151건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은 정서적 학대가 212건(46.3%)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적 학대 179건(39.1%), 성적 학대 14건(3.1%), 경제적 학대 12건(2.6%), 방임 31건(6.8%), 자기방임 9건(2.0%), 유기 1건(0.2%) 등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학대는 2021년 242건에서 2024년 179건으로 감소했지만, 정서적 학대는 2021년 205건에서 2024년 212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도 노인학대는 증가 추세다. 노인학대 의심 신고 및 학대판정 건수는 2020년 1만6973건에서 2024년 2만2746건으로 늘었고, 학대 판정도 같은 기간 6259건에서 7167건으로 증가했다.
가정 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노인 학대 특성상 학대 행위가 재발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노인학대 재학대 건수는 812건으로 전체 학대사례 7167건 중 11.3%에 해당되며, 광주와 전남은 평균을 넘어 각각 16.2%, 17.2%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희숙 전남서부노인보호기관장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도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개입을 거부하면서 초기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쉼터로 가더라도 경제권이 대부분 가해자쪽에 있어 다시 원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면서 재학대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대사례 발생시 가해자로부터의 조속한 분리와 지속적인 상담 등 장기적인 피해자 보호 대책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2006년 ‘노인학대 예방의 날’(6월 15일)이 제정된 지 올해로 20년차를 맞았지만, 광주·전남에서 노인학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보건복지부가 15일 발간한 ‘2024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최근 5년간 노인학대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2021년 273건, 2022년 202건, 2023년 290건, 2024년 204건이다.
전남 지역은 같은 기간 506건(2021년), 519건(2022년), 506건(2023년), 337건(2024년)으로 나타났다.
노인 학대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의 경우 가정 내에서 발생한 학대가 지난해 기준 194건으로 전체의 95.1%를 차지했으며, 공공장소 3건(1.5%), 생활시설·병원 각 2건(1.0%) 등으로 드러났다. 전남 역시 가정 내 학대가 306건으로 90.8%를 차지했으며, 공공장소 11건(3.3%), 생활시설 10건(3.0%), 병원 3건(0.9%)이 뒤를 이었다.
특히 광주에서는 신체적 학대가 2021년 125건, 2022년 114건, 2023년 158건, 2024년 151건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은 정서적 학대가 212건(46.3%)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적 학대 179건(39.1%), 성적 학대 14건(3.1%), 경제적 학대 12건(2.6%), 방임 31건(6.8%), 자기방임 9건(2.0%), 유기 1건(0.2%) 등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학대는 2021년 242건에서 2024년 179건으로 감소했지만, 정서적 학대는 2021년 205건에서 2024년 212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도 노인학대는 증가 추세다. 노인학대 의심 신고 및 학대판정 건수는 2020년 1만6973건에서 2024년 2만2746건으로 늘었고, 학대 판정도 같은 기간 6259건에서 7167건으로 증가했다.
가정 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노인 학대 특성상 학대 행위가 재발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노인학대 재학대 건수는 812건으로 전체 학대사례 7167건 중 11.3%에 해당되며, 광주와 전남은 평균을 넘어 각각 16.2%, 17.2%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희숙 전남서부노인보호기관장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도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개입을 거부하면서 초기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쉼터로 가더라도 경제권이 대부분 가해자쪽에 있어 다시 원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면서 재학대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대사례 발생시 가해자로부터의 조속한 분리와 지속적인 상담 등 장기적인 피해자 보호 대책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