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조이 응원하며 ‘승리 요정’ 변신…팀 7번째 선수로 함께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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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조이 응원하며 ‘승리 요정’ 변신…팀 7번째 선수로 함께 뛴다
‘페퍼스 에이스’ 조이 어머니 캐런… 미국서 배구 컨설턴트로 활동
“딸 ‘트리플 크라운’ 경기 기뻐…PO 진출하면 다시 응원 오겠다”
2025년 12월 05일(금) 08:30
지난 11월 2일 페퍼스가 조이가 V리그 데뷔전이었던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16득점을 올린 뒤 어머니 캐런(오른쪽)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KOVO 제공>
페퍼스의 공격을 이끄는 미국 출신 ‘에이스’ 아포짓 스파이커 조이 웨더링턴의 어머니 캐런 크로스 웨더링턴(60)이 한국까지 날아와 열정적인 응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지난 10월 한국에 입국한 뒤 조이의 V리그 데뷔전을 시작으로, 출전한 경기를 대부분 직접 찾아가 관전했다. 캐런은 특유의 과감한 제스처와 표정으로 ‘리액션 장인’이자,팬들 사이에서 ‘승리 요정’으로 통했다.

캐런은 “승리요정으로 불린다는 사실은 잘 몰랐다. 그렇게 불러주시는 게 굉장히 감사하고 큰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홈 경기 때 체육관 분위기가 너무 좋아 나도 신이 나 응원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팀도 그런 에너지에 힘입어서 홈 경기에서 더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우리 팀 팬들뿐 아니라 상대 팀 팬들까지 조이를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이 얼마나 배구를 좋아하고, 진심인지 느꼈다”고 조이의 ‘트리플 크라운’이 달성됐던 11월 21일 정관장전을 떠올렸다.

어머니 캐런 역시 배구 선수 출신이다.

그는 “12살 때 처음 배구를 시작해 중·고등학교 때까지 쭉 선수로 활동 했다”며 “대학 졸업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광고 일을 하다가, 동료의 제안을 받아 모교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로 커리어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미국 비영리 단체 ‘위 코치(We Coach)’에서 배구 컨설턴트로 학교 여성 지도자들을 지원하고, 유망 지도자들을 발굴·선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이도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배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캐런은 “조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늘 체육관에 있었다”며 “제가 일하던 뉴멕시코 학교부터 늘 같이 체육관을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레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트 안에서 있을 때와 관중석에서 딸을 응원하는 지금의 시선은 전혀 다르다.

그는 “가장 큰 차이는 팬들과 함께 동화돼서 그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한국 배구는 경기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다. 미국에서도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해 내 나이까지도 배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인기 종목인데, 한국 역시 열기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이의 한국행과 V리그 도전이 결정됐을 때, 걱정보다는 기대가 앞섰다.

캐런은 “한국 배구 리그가 굉장히 인기 있는 리그라는 건 알고 있어서 기대됐다”며 “드래프트 당일 화상 통화를 했을 때 우리가 페퍼스 자켓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많이 났다. 우리 가족에게 굉장히 큰 영광이고 기쁜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엄마’의 마음으로 조이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캐런은 “어렸을 때부터 해주던 말은 항상 용기를 갖고, 자신감을 갖고 즐기라는 것이었다”며 “한국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서 만나는 팀 동료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늘 친절하게 대하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도로공사전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캐런은 다시 또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그는 “페퍼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그 시점에 맞춰 남편과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며 “꼭 그 단계까지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국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캐런은 “ ‘승리 요정’의 기운을 여기 두고 간다”며 “체육관 안팎에서 조이의 이름을 불러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걸 들을 때마다 자랑스럽고 감사했다. 페퍼스가 계속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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