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노후생활 도우미, 주택연금 - 최혁신 한국주택금융공사 광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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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노후생활 도우미, 주택연금 - 최혁신 한국주택금융공사 광주지사장
2025년 05월 26일(월) 00:00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12월 65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대한민국의 고령화는 저출산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특히 전남은 고령인구 비중이 27.2%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광주도 고령층 인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고령화의 속도에 비해 노후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2023년 OECD 보고서(Pensions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국가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은 40%로, OECD 평균 14%의 3배 수준이며, 76세 이상으로 한정하면 52%에 달한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래로 대한민국은 노인빈곤율에서 불명예스러운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이 약 60만원에 머무르는 등 공적연금의 보장성이 낮은데다 사적 준비도 부족한 탓이다.

반면 자산 구조를 보면 대부분이 집에 묶여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자산 중 약 76%가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고령층은 자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현금은 부족한 소위 ‘하우스 푸어’ 상태에 놓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자산인 주택을 활용하여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 및 배우자가 내 집에서 평생 거주하면서 매달 월급처럼 꼬박꼬박 연금을 종신 수령할 수 있는 제도이다.

부부가 모두 사망한 이후에 집값과 누적연금 수령액을 비교해서 남으면 상속되고 부족분은 주택금융공사가 부담한다. 노후에 주거 안정과 안정적 소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2024년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는 13만명을 넘어섰으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최근 3년간 가입자가 연평균 약 17% 증가하는 등 주택연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용고객의 편의성 향상을 위하여 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가입자 사망 시 등기이전 등 복잡한 절차 없이 남은 배우자가 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는 신탁방식 주택연금이 출시되었고, 일정 기간 동안 더 많은 금액을 받는 ‘정기증액형’ 등 연금 수령 방식도 다양해졌다. 다주택자도 보유주택 합산 공시가격이 12억원만 넘지 않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특히 저가주택 보유 시 최대 20% 월지급금을 더 받을 수 있는 우대형 주택연금의 주택가격 상한이 기존 1억 5000만원에서 2억 5000만원까지 확대됐는데 저가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 어르신들께 유리하게 개선되었다고 하겠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MIT 석좌교수는 노후는 자산이 아니라 소득이 지탱한다고 말한다. 보유한 자산의 절대적 규모보다는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현금화하고 안정적인 소득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머튼 교수는 또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주택연금은 은퇴자에게 축복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택연금이 은퇴이후 소득절벽 상황에서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가능케하는 솔루션으로 최적의 금융상품이라는 의미이다.

100세 시대, 길어진 수명만큼 노후를 좀 더 여유롭고 평온하게 영위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집을 팔지 않고 거주지를 유지하며, 국가의 지급 보증 아래 매달 꼬박꼬박 월급처럼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는 주택연금이 유일하다 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집이 곧 효자’가 되는 지혜롭고 현명한 해법이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말처럼 공적연금 하나만으로는 안정된 노후를 만들기 어렵다. 공적연금은 물론이고 주택연금과 같은 국가가 보증하는 맞춤형 제도를 유기적으로 잘 활용하면 행복한 노후를 누리는 ‘다장성음(多掌成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노후 자립을 위한 현명한 선택에 있어 주택연금이 특급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계속 키워 나가길 기대하며,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이 효자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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