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 공감’ 기고 <6>]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의 권리- 강정희 전 교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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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부터 내가 국민의 한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엄중히 자각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나는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가진 개인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구성원 중의 한 사람인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선 본 투표일이 목전이다. 후보들이 거리마다 현수막에 이름을 내걸고, 광장에 나와 군중 앞에서 소리 높여 유세한다. 두 손을 높이 쳐들고 ‘국민 여러분!’이라고 애타게 부르며 자신의 정책과 약속을 외친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무릎을 굽혀 바닥에 엎드려 큰절하며 호소한다.
나는 유권자 4439만 1871명 중 한 명이다. 1/n 의미의 한 표를 갖는다. 나의 한 표, 나를 위한 한 표다. 내가 바라는 후보에게 10표나 20표를 던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모든 이가 소중하기에 공정하게 한 표씩이다. 물방울이 모여 호수와 바다를 이루듯, 모래 한알 한알이 모여 해변 백사장을 이루듯 모두 단 한 표씩이다. 한 표가 하찮아 보이는가. 그렇지 않다.
인간(人間)은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라는 의미다. 두 사람이 만나면 이미 사회 정치적 관계가 지어지는 것이다. 요즘엔 홀로 방 안에 앉아있더라도 혼자 있는 것이 아니고 미디어와 네트워크 안에서 사회적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인간은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다. 인간은 모두 정치적 존재다.
어떻게 얻은 1인 1 참정권인가.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귀족(시민) 남자만이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진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민주주의, 오늘 나에게 나라의 주인으로서 투표권이 있기에 민주주의다. 많은 인력과 예산과 물자와 시간을 들여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진행한다.
투표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진행된다. 다수가 늘 절대적으로 옳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현재는 그것이 최선이기에. (미래 어느 날엔가 더 완벽한 제도가 발명될지도 모른다.) 피선거권을 가진 우리는 우리 삶을 좌우하는 정치에 관해 최소한의 공부를 하고, 최고의 대표를 선출(해야)한다. 과거 그러하지 못한 아쉬운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국민이 높은 수준의 지식과 많은 자료를 공유하고 있으며, 매 순간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투표로 선택한 그는 합리적 행정 능력과 인문 소양을 갖춘 사람이면 좋겠다. 우리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알고, 얼마간의 유머와 낙관적인 웃음을 가진 사람이면 더 좋겠다. 이제 5년 동안 우리를 대표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인과 협의하여 일하고 책임을 질 일은 책임을 질 것이다.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소외된 이가 없게 살필 것이다. 그에게 국가 행정을 맡기고 우리는 마음 놓고 우리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또한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몇 해 전, 역시나 굽이굽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대선 투표를 하고 개표 결과가 발표된 후 주변 지인들의 반응을 기억한다. ‘나 이제 더 선하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서로 축하하며 감동을 나누었다. 투표는 그런 것이었다. 나를 위한 일이고, 민주주의를 위한 한 걸음 실천이고, 한 표의 감동이고, 삶인 것이다.
평소 소원했던 지인 친족 친구들과 투표를 안부 삼아 묻는다. 의견이 다를지라도 나라를 위한 마음만 같다면 길게 토론할 수 있다. 생애 첫 투표를 하는 젊은이들을 축복한다. 앞으로 오는 선거마다 나라의 주인이라는 막중한 의식을 가지고 한 표를 던지자. 6월 3일, 허리 아프다고 망설이는 친정엄마를 부축하여 투표 나들이를 약속했다. 가로수 길이 초록빛으로 환하겠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 모자와 양산도 챙겨야겠다.
우여곡절 끝에 대선 본 투표일이 목전이다. 후보들이 거리마다 현수막에 이름을 내걸고, 광장에 나와 군중 앞에서 소리 높여 유세한다. 두 손을 높이 쳐들고 ‘국민 여러분!’이라고 애타게 부르며 자신의 정책과 약속을 외친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무릎을 굽혀 바닥에 엎드려 큰절하며 호소한다.
어떻게 얻은 1인 1 참정권인가.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귀족(시민) 남자만이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진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민주주의, 오늘 나에게 나라의 주인으로서 투표권이 있기에 민주주의다. 많은 인력과 예산과 물자와 시간을 들여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진행한다.
투표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진행된다. 다수가 늘 절대적으로 옳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현재는 그것이 최선이기에. (미래 어느 날엔가 더 완벽한 제도가 발명될지도 모른다.) 피선거권을 가진 우리는 우리 삶을 좌우하는 정치에 관해 최소한의 공부를 하고, 최고의 대표를 선출(해야)한다. 과거 그러하지 못한 아쉬운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국민이 높은 수준의 지식과 많은 자료를 공유하고 있으며, 매 순간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투표로 선택한 그는 합리적 행정 능력과 인문 소양을 갖춘 사람이면 좋겠다. 우리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알고, 얼마간의 유머와 낙관적인 웃음을 가진 사람이면 더 좋겠다. 이제 5년 동안 우리를 대표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인과 협의하여 일하고 책임을 질 일은 책임을 질 것이다.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소외된 이가 없게 살필 것이다. 그에게 국가 행정을 맡기고 우리는 마음 놓고 우리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또한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몇 해 전, 역시나 굽이굽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대선 투표를 하고 개표 결과가 발표된 후 주변 지인들의 반응을 기억한다. ‘나 이제 더 선하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서로 축하하며 감동을 나누었다. 투표는 그런 것이었다. 나를 위한 일이고, 민주주의를 위한 한 걸음 실천이고, 한 표의 감동이고, 삶인 것이다.
평소 소원했던 지인 친족 친구들과 투표를 안부 삼아 묻는다. 의견이 다를지라도 나라를 위한 마음만 같다면 길게 토론할 수 있다. 생애 첫 투표를 하는 젊은이들을 축복한다. 앞으로 오는 선거마다 나라의 주인이라는 막중한 의식을 가지고 한 표를 던지자. 6월 3일, 허리 아프다고 망설이는 친정엄마를 부축하여 투표 나들이를 약속했다. 가로수 길이 초록빛으로 환하겠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 모자와 양산도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