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대중문화 이끌다
피규어·가수·야구선수·빵 등
누군가·무언가를 좋아하는 행위
일상에 활력 주고·팬덤문화 형성
문화 소비·향유의 주체로 나서
누군가·무언가를 좋아하는 행위
일상에 활력 주고·팬덤문화 형성
문화 소비·향유의 주체로 나서
![]() 누군가, 무언 가를 좋아하는 ‘덕질’은 개인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팬덤문화를 이끈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기획전 ‘광주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6월 20~8월 18일) 전시장./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 “전래동화가 아이들만이 읽는 이야기라고요? 전래동화의 매력에 빠져든다면 그런 생각은 쏙 들어갈 거예요.” 지난 8월 20일, 광주 동구의 복합문화공간 ‘호랭이 소굴’에 전래동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였다. 전래동화를 탐구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즐기는 동아리 ‘옛SSUL(옛썰)’ 멤버들이었다.
# “두딸 자식 홀로 키워 시집보내 외국산 지 20년. 홀로 병마 싸우다 영탁님 만나 의지하며 웃음 잃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감사하고 고마워요.” 트로트 가수 영탁의 팬인 70대 여성 L씨는 지난 7월말, 혼자 힘으로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영탁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좋아하는 ‘덕질’이 팍팍한 현실에 생기를 주고 있다. 요즘 ‘어덕행덕’이라는 신조어가 ‘덕후’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는 의미이다.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어 ‘오타쿠’(御宅)가 우리말 오덕후→오덕(덕후)로 변화하며 ‘덕질’과 ‘덕후’가 일상어로 자리잡다시피 했다. ‘덕질’의 대상은 피규어와 트로트 가수, 아이돌, 프로야구 선수, 소설가 하루키, 밴드 산울림, 빵, 구름 등 다양하다. 나라와 세대를 막론하고 누군가를, 무언가를 최애(最愛)하는 ‘덕질’은 개인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새로운 팬덤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를 대상으로 한 ‘골드 실버’ 또는 오팔(OPAL·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세대의 ‘덕질’이 가장 두드러진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팬클럽 활동과 콘서트 참여, 굿즈 공동구매 등 대중문화를 소비·향유하는 ‘덕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기높은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티켓팅은 워낙 치열한 까닭에 ‘피켓팅’(피+티켓팅)으로 불리기도 한다.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트로트가수 콘서트가 열릴 때면 3층 카페 건물에 가수의 얼굴이 담긴 대형 플래카드가 걸리고, 거리에는 팬클럽 회원들의 유니폼으로 물결을 이룬다.
‘덕메’(덕질 메이트·함께 덕질하는 친구)와 함께 떠나는 ‘성지 여행’은 덕후들의 커다란 즐거움이기도 하다. 팬클럽 회원들은 자신들이 ‘덕질’하는 가수의 생일 등에 맞춰 사회복지 기관에 기부를 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발산하고 있다.
프로야구 또한 MZ세대, 특히 젊은 여성팬들의 발길이 늘며 굿즈 숍도 붐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굿즈 구매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기아 타이거즈의 경우 ‘최연소 30-30’ 기록을 세운 김도영 선수의 마킹 유니폼이 올 상반기에 2만 장 넘게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이돌과 트로트 가수 등을 광고모델로 쓴 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찐팬’ 소비자들의 ‘디깅력’(Digging+力)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광주 동구가 ‘덕질 여행’을 테마로 한 ‘덕질 쌀롱’ 프로젝트를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래동화탐구 덕질’을 비롯해 ‘대본 리딩’, ‘기아 덕질’, ‘공포방탈출 덕질’ 등 22개의 ‘덕질쌀롱’이 동구를 ‘덕질의 일번지’로 변화시킬지 기대를 모은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두용 ‘덕질쌀롱’ 감독은 “내가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내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나 덕질할 수 있는 곳, 덕질의 성지가 될 광주를 상상해본다”고 말했다.
/이보람·양재희 기자 boram@kwangju.co.kr
덕질 - ‘덕후질’의 약어로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굿즈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좋아하는 ‘덕질’이 팍팍한 현실에 생기를 주고 있다. 요즘 ‘어덕행덕’이라는 신조어가 ‘덕후’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는 의미이다.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어 ‘오타쿠’(御宅)가 우리말 오덕후→오덕(덕후)로 변화하며 ‘덕질’과 ‘덕후’가 일상어로 자리잡다시피 했다. ‘덕질’의 대상은 피규어와 트로트 가수, 아이돌, 프로야구 선수, 소설가 하루키, 밴드 산울림, 빵, 구름 등 다양하다. 나라와 세대를 막론하고 누군가를, 무언가를 최애(最愛)하는 ‘덕질’은 개인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새로운 팬덤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덕메’(덕질 메이트·함께 덕질하는 친구)와 함께 떠나는 ‘성지 여행’은 덕후들의 커다란 즐거움이기도 하다. 팬클럽 회원들은 자신들이 ‘덕질’하는 가수의 생일 등에 맞춰 사회복지 기관에 기부를 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발산하고 있다.
프로야구 또한 MZ세대, 특히 젊은 여성팬들의 발길이 늘며 굿즈 숍도 붐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굿즈 구매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기아 타이거즈의 경우 ‘최연소 30-30’ 기록을 세운 김도영 선수의 마킹 유니폼이 올 상반기에 2만 장 넘게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이돌과 트로트 가수 등을 광고모델로 쓴 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찐팬’ 소비자들의 ‘디깅력’(Digging+力)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광주 동구가 ‘덕질 여행’을 테마로 한 ‘덕질 쌀롱’ 프로젝트를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래동화탐구 덕질’을 비롯해 ‘대본 리딩’, ‘기아 덕질’, ‘공포방탈출 덕질’ 등 22개의 ‘덕질쌀롱’이 동구를 ‘덕질의 일번지’로 변화시킬지 기대를 모은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두용 ‘덕질쌀롱’ 감독은 “내가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내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나 덕질할 수 있는 곳, 덕질의 성지가 될 광주를 상상해본다”고 말했다.
/이보람·양재희 기자 boram@kwangju.co.kr
덕질 - ‘덕후질’의 약어로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굿즈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