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는 우리가 진화해 온 세계의 일부다” 사회 생물학 창시자의 ‘생명애착’ 에세이
  전체메뉴
“상어는 우리가 진화해 온 세계의 일부다” 사회 생물학 창시자의 ‘생명애착’ 에세이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에드워드 윌슨 지음
2016년 07월 29일(금) 00:00
푸른 심해를 헤엄치는 상어는 한여름 극장가 단골손님이기도 한다. 4억만 년 전 데본기 이래로 번성해온 상어는 인간에게 두려움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특히 종 자체의 다양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생물의 다양성과 흥망성쇄의 궤적을 들여다보게끔 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지성이자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에드워드 윌슨의 생명관련 에세이를 엄선한 책이 출간됐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 과학부 석좌교수와 김길원 인천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번역한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는 사회 생물학 창시자의 지성과 영감이 집약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에드워드 윌슨에 따르면 상어들은 우리가 진화해 온 세계의 일부이고 그렇게 때문에 우리의 일부이다. 그들은 인간에게 가장 깊숙이 뿌리 박혀 있는 불안과 공포의 거울로서 우리 문화에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책에는 1부 ‘동물 본성, 인간 본성’, 2부 ‘본성의 탐구’, 그리고 3부 ‘자연의 파노라마’라는 큰 주제를 토대로 에드워드 윌슨의 사려 깊은 에세이들이 엮여 있다. 에세이 가운데 ‘상어를 분류하는 기준’은 전갈류 못지않게 지구의 거주자로서 수적인 열세를 유지해왔던 상어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과정을 되짚고 있다. ‘개미 사회의 위대한 성공’과 ‘개미들의 만찬’에서는 개미 연구자로 명성을 떨친 저자의 세세한 면모가 드리워져 있다.

일반인들의 눈길을 끄는 글은 사회생물학에 대한 오해를 다룬 ‘이타주의와 공격성’이다. 유전자가 명령하는 것은 특정 행동이 아니라 어떤 행동으로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며, 다양하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특정 행동이 발달하는 성향을 가리킨다.

‘생물다양성의 가치’는 인간 본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생명에 대한 애착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나아가 ‘인류는 자멸할 수밖에 없는가?’를 통해 생태계의 현명한 이용을 강조한다.

번역을 한 최재천 교수는 “인간은 너무나 오랫동안 마치 자연의 일부가 아닌 양 살아왔다. ‘네이처’를 찾아 나서는 여행은 생물학자만이 하는 게 아니다”면서 “우리 모두가 평생 하는 일이다. 그런 줄 모르고 살 뿐이다”라고 강조한다.

〈사이언스북스·1만6500원〉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