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주거 환경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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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주거 환경 높여야
건설연,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 비중 20% 넘어 성능 개선 시급
광주·전남, 사업성 확보·재건축 동력 부족…맞춤 리모델링 필요
2025년 09월 25일(목) 20:20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 지역의 노후 공동주택이 20%를 넘어서면서 성능 개선과 주거 환경 향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노후 공동주택 성능 개선 위한 대규모 맞춤형 리모델링 활성화’에 따르면 정비사업 구조상 공사비의 65~75%는 일반분양 수입으로 충당된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공사비가 30% 이상 급격히 상승하면서 재건축 추진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자잿값 인상, 인력난, 안전 규제 강화, 기후변화로 인한 공기 지연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며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용적률 규제가 완화되면서 사업성이 좋은 단지는 이미 정비가 마무리됐거나 진행 중이다. 반면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 지방 도시는 일반 분양분을 늘리기 힘든 구조다.

연구원은 분양가 인상으로도 수익성을 보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미분양 위험까지 안고 있어 대다수 지역에서 재건축은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고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일본 타마뉴타운의 사례를 주목했다.

1960년대 조성된 일본의 초기 신도시 중 하나인 타마뉴타운은 준공 50년을 넘기며 엘리베이터 부재, 협소한 평면, 노후화된 부대시설 문제를 겪었다. 일부 단지는 전면 철거 후 재건축을 했지만 상당수 단지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대규모 수선 공사를 반복하며 주거 성능을 개선했다. 창호 교체, 현관문 보강 등 거주자가 생활하는 동안 진행된 맞춤형 리모델링은 에너지 효율 향상과 주거 환경 개선 효과를 가져왔다.

해당 사례는 광주·전남을 비롯해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지역에서 참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입지 조건이 열악하거나 분양성이 낮은 단지라 하더라도 꾸준한 리모델링을 통해 자산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보고서는 대규모 맞춤형 리모델링은 단순 수선을 넘어 커뮤니티 시설 증축, 주차장 확충, 건물과 지하 주차장 연결 통로 설치, 단지 외관 개선, 에너지 절감형 창호 교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건설사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은 준공 15~20년 차 단지를 대상으로 외관 개선, 커뮤니티 시설 증축, 주차장·조경 정비 등 거주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제도와 재원이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소유주(입주자) 다수의 동의가 필수인데 소유자들의 경제적 상황, 부대·복리 시설 이용 패턴이 달라 합의가 쉽지 않다.

사업비 조달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보고서는 저리 융자, 보증, 장기수선충당금 담보화, 부가가치세 감면 등 공적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리모델링이 지역 슬럼화를 막고 주거 안전을 보장하는 공익적 성격을 갖는다는 주장이다.

광주·전남 역시 노후 공동주택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광주·전남의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은 각각 24%, 27%에 달했다.

하지만 광주·전남의 경우 수도권처럼 높은 분양가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재건축 추진 동력도 부족하다. 이에 따라 지역 차원의 맞춤형 리모델링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시장 양극화는 단순히 수도권-지방을 넘어, 수도권 내와 기초지자체 내에서도 심화하고 있다”며 “재건축이 힘든 곳에 대해 거주하면서 고쳐나가는 ‘대규모 맞춤형 리모델링’으로 관심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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