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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143) 모성
친부모의 잇단 아동학대 … 갈기갈기 찢긴 모성
2016년 02월 04일(목) 00:00
베르트 모리조 작 ‘요람’
살아가면서 우리를 슬프게 하거나 기쁘게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 수만 가지 정서를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는 건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렸던 한 편의 수필 때문인 것 같다. 안톤 슈낙이 나열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정말 우리들 마음을 덩달아 부서지게 했다. 그가 말한 슬픔의 첫 머리는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다. 수필이 강렬해서인지 나의 본능적 모성 탓인지 정말 아이의 울음소리는 언제나 마음을 다급하게 하고 안타깝게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친부모의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면서, 아이의 울음소리만으로도 짠한 마음이 절로 일어나기 마련인 모성은 더 이상 본능적이고 생득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었다. 우리 전통사회에서 일관되게 ‘효’를 강조했던 것은 그만큼 부모를 향한 치사랑, 효도가 어려운 것이기에 백행의 근본 가치관으로 수없이 교육시켰던 반면에 하지 말라고 해도 지나치기 마련인 것이 자녀에 대한 내리사랑이어서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고 가슴 아팠다.

서양미술에서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은 ‘성모자상’이라는 표상을 통해 오랫동안 회화의 전통으로 자리 잡아 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종교적 의미를 초월하여 인간적이고 다정한 모자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가족의 이미지가 더해지기 시작했다. ‘종교적 사랑과 신성한 것에 대한 경외감, 성모자상 이미지를 작품 속에서 세속적으로 변환시켜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베르트 모리조의 작품 ‘요람’은 한없이 부드럽고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뉴스로 다친 모성을 위로해 준다.

그림은 제1회 인상주의 전시회에 참가한 유일한 여성 화가였던 프랑스의 베르트 모리조(1841∼1859)가 그녀의 언니가 자신의 잠든 딸을 지켜보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분홍색과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흰색 침대가 온화하게 느껴지고 어머니의 손과 아이 손의 움직임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모리조는 자신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에 초점을 두고 그린 작품들을 다수 남겼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미술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