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스페이스 X : 우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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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스페이스 X : 우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없겠지
2020년 11월 26일(목) 10:00
아담 엘스하이머 작 ‘이집트로의 피신’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우리 사회가 다시 어수선하다. 살얼음 걷듯 조심하고 또 조심히 생활하면서 곧 한풀 꺾이겠거니 했던 기대는 어느덧 헛된 희망이 되어버렸다. 가능하다면 바이러스 없는 우주 저 너머의 별을 찾아 떠나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얼마 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 X의 유인우주선이 우주인들을 국제 우주정거장까지 실어 날랐다는 뉴스는 때가 때인지라 귀에 번쩍 띈다. 민간우주여행을 넘어 달과 화성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의미하는 신호이기도 해 반가운 마음이다. 특히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선에 ‘리질리언스(회복력)’라는 이름을 붙여 올해 시련과 억압을 겪은 사람들과 고난의 시기를 헤쳐 나가려는 인류의 본성을 기렸다고 하니 참으로 코로나에 시달린 우리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독일의 화가, 판화가인 아담 엘스하이머(1578~1610)의 ‘이집트로의 피신’(1609년 작)은 유대의 왕 헤롯을 피해 이집트로 피난 가는 요셉과 성모, 아기 예수의 실제 주제를 그린 그림인데 미술사 최초의 밤 풍경화로 알려진 작품이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별과 우주를 관측하고 탐구해왔던 인류의 오랜 관심이 화가의 붓끝을 통해 캔버스에 펼쳐진 것이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요셉 손에 들린 작은 횃불, 조용한 수면 위에 비치는 보름달, 그림 왼쪽에 양치기들이 피우고 있는 모닥불 등 세 개의 상징적인 빛이 성서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이 그림은 화가가 동판에 정교하게 그린 것으로 정확한 별자리들과 은하수, 달의 울퉁불퉁한 분화구까지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하고 묘사한 것으로 보아 화가는 아마도 별에 대해 지식이 있었던 학자들과 교류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작품은 달의 분화구 등을 관찰하여 1610년에 출간한 갈릴레이의 ‘별들의 전령사’보다 제작연도가 앞선 것이어서 엘스하이머의 우주적 지식이 돋보인다는 전문가의 해석도 있다.

<광주시립미술관학예관·미술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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