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수첩·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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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수첩·담마
성찬 지음
2025년 09월 05일(금) 00:20
기도 대신 명상과 수행에 마음을 기울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부처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이는 드물다. 신격화된 상징과 의식 너머 붓다의 발자취를 온전히 되짚는 시도는 흔치 않다. 용인 여래향사의 주지 성찬스님이 펴낸 ‘붓다의 수첩·담마’는 그 공백을 채우는 책이다. 경전 속 붓다의 생애를 신화가 아닌 역사로, 교리를 위한 사례가 아닌 한 인간의 실존으로 되살려낸다.

책은 붓다의 출생과 출가, 수행과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고대 인도의 정치·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그려낸다. 수행자이자 법사인 저자가 남방 상좌부 불교 전통 속에서 오랜 시간 체화해온 실천과 사유를 바탕으로 부처를 ‘복을 비는 신’이 아닌 ‘스승이자 동행자’로 다시 조명한다. 왕족의 삶을 뒤로하고 숲속에서 외길을 걸었던 붓다는 고행을 버리고도 끝내 진리에 이른 존재였다.

책은 ‘담마(Dhamma)’와 ‘쌍가(Sangha)’ 2부작 중 첫 권이다. 이번 책 ‘담마(Dhamma)’는 당시 인도의 종교와 사상 지형, 계급 구조, 수행 문화까지 아우르며 불교 탄생의 시대적 맥락을 촘촘하게 그려낸다. 본문에는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 한역 경전을 넘나드는 주석과 함께 독자의 이해를 돕는 중간 제목과 지도, 용어 해설이 풍부히 담겼다.

저자는 “부처는 단아한 법의 상징이기 이전에 하루 한 끼 공양을 걱정하며 동냥을 다니던 거지와 다르지 않았다”며 “반들반들한 불상이나 절집 속 우상이 아니라 갈증과 병, 제자의 실수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이었다”고 말한다.

<수류산방·중심·2만7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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