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통해 '내면'을 그리다
박현덕 시인 10번째 시조집 '와온에 와 너를 만난다' 펴내
![]() 박현덕 시인 |
2019년 제7회 담양송순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박현덕 시인은 고등학생 때인 82년 호남예술제에서 시가 입선된 이력이 있다. 이후 ‘현대시조’, ‘월간문학’ 신인상에 시조가 당선돼 창작활동을 펼쳤다. 중앙시조대상,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율격’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시인은 송순문학상 수상 당시 “남도의 역사와 정서를 시조로 더 육화하라는 뜻으로 알고 살아 움직이는 시조를 창작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완도 출신의 시인은 그동안 시조에 대한 남다른 감성과 감각으로 꾸준히 작품을 써왔다. 박 시인이 이번에 10번째 시조집 ‘와온에 와 너를 만난다’(문학들)를 펴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듯 이렇게 마음을 추슬러 풍경으로 세운다. 거친 삶 드러내지 못한 채 무릎 꺾고 울었던 날들의 편린이여”라고 밝힌다.
이번 시조집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상을 자신만의 육화된 언어로 풀어냈다는 데 특징이 있다. 풍경을 매개로 마음을 드러내고, 그 풍경을 통해 다시 내면을 바라본다.
“비 내린다 와온 가는 길 깊숙 파고들어/ 휘몰아친 쓸쓸함에 줄줄 흐른 절망처럼/ 황급히 해변으로 가 홀로 시를 옮긴다// 가슴을 쥐어짜는 시적 한 구절마다/ 무성한 거짓말로 화가 나고 슬프다/ 젖은 몸, 흠뻑 젖은 와온 눈물방울 훔쳤다…”
위 시 ‘와온에 너를 만난다 3’는 쓸쓸하면서도 상실감에 젖은 화자의 내면이 그려져 있다. 비가 내리는 와온의 풍경을 “줄줄 흐른 절망처럼”이라고 노래하듯 화자의 내면은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아마도 화자는 세상에서 넘어진 절망의 시간을 그러안고 와온에 도착한 것 같다.
절제된 언어로 와온 해변의 모습을 담아낸 시는 한편의 풍경화이자 화자 자신에게 건네는 고백이다. “아팠던 날들 지나 어스름 비 그치면” 뭔가 새로운 시작이 도래할까 기대하지만 그러나 화자의 내면은 “축축한 집 시커멓게 어둠이 휘감는다”는 표현처럼 여전히 쓸쓸함으로 가득하다.
와온은 그런 모든 것을 받아주는 위무의 장이자, 의탁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그곳은 그리움, 쓸쓸함, 외로움, 슬픔 의 모든 어두운 그림자들이 용해되거나 꿈틀거리는 화자의 내면인 셈이다.
고재종 시인은 “그의 시는 가장 정직하고, 진정성 있고, 성실한 인생론의 시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시의 이곳저곳에서 ‘독작(獨酌)’하는 시인의 고통들이 사회적 연대의 ‘건배’로까지 적극적으로 나아갈 때 그의 시적 진정성이 더욱 빛을 발하리라”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박 시인은 송순문학상 수상 당시 “남도의 역사와 정서를 시조로 더 육화하라는 뜻으로 알고 살아 움직이는 시조를 창작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듯 이렇게 마음을 추슬러 풍경으로 세운다. 거친 삶 드러내지 못한 채 무릎 꺾고 울었던 날들의 편린이여”라고 밝힌다.
이번 시조집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상을 자신만의 육화된 언어로 풀어냈다는 데 특징이 있다. 풍경을 매개로 마음을 드러내고, 그 풍경을 통해 다시 내면을 바라본다.
위 시 ‘와온에 너를 만난다 3’는 쓸쓸하면서도 상실감에 젖은 화자의 내면이 그려져 있다. 비가 내리는 와온의 풍경을 “줄줄 흐른 절망처럼”이라고 노래하듯 화자의 내면은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아마도 화자는 세상에서 넘어진 절망의 시간을 그러안고 와온에 도착한 것 같다.
절제된 언어로 와온 해변의 모습을 담아낸 시는 한편의 풍경화이자 화자 자신에게 건네는 고백이다. “아팠던 날들 지나 어스름 비 그치면” 뭔가 새로운 시작이 도래할까 기대하지만 그러나 화자의 내면은 “축축한 집 시커멓게 어둠이 휘감는다”는 표현처럼 여전히 쓸쓸함으로 가득하다.
와온은 그런 모든 것을 받아주는 위무의 장이자, 의탁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그곳은 그리움, 쓸쓸함, 외로움, 슬픔 의 모든 어두운 그림자들이 용해되거나 꿈틀거리는 화자의 내면인 셈이다.
고재종 시인은 “그의 시는 가장 정직하고, 진정성 있고, 성실한 인생론의 시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시의 이곳저곳에서 ‘독작(獨酌)’하는 시인의 고통들이 사회적 연대의 ‘건배’로까지 적극적으로 나아갈 때 그의 시적 진정성이 더욱 빛을 발하리라”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