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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인 적극 유치·역량 키워 살기 좋은 화태도로
[전남 혁신 어촌의 ‘바다 이야기’ <8>여수 화태어촌계]
화태대교 개통으로 접근성 높아져 걷기 코스 조성 ‘여수갯가길’ 포함
귀어인 어촌계 가입 장벽 대폭 낮춰 해수부 ‘어울림마을’ 대상 차지도
수산물 가공·상표 제작하는 등 ‘바이씨’ 통해 직거래 판매 나서
2023년 11월 12일(일) 19:25
여수 화태도 전경. 지난 2015년 12월 화태대교가 개통되면서 돌산도와 연도돼 자동차로 갈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은 우럭·참돔·감성돔·숭어 등의 가두리 양식, 문어·삼치·자연산 돔 어업, 바지락 채취 등을 통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여수시 남면의 섬 ‘화태도’(禾太島)는 크고 작은 섬으로 둘러싸여 있어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다. 돌산도,자봉도, 월호도, 대횡간도, 소횡간도, 대두라도, 소두라도, 나발도, 월호도 등이 주변에 있다. 인근 섬 주민이나 다른 지역 어선들은 태풍이 불거나 파도가 높으면 화태도로 피항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2015년 12월 개통한 화태대교로 인해 돌산도와 연결되면서 육지와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주민들의 불편도 크게 줄었다.

귀어인 유치에 적극적인 화태어촌계는 지난 2020년 4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어울림마을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사진은 화태항에서 바라본 화태도 앞바다.
화태도는 임진왜란 당시 돌산도에서 왜적과 대치하고 있었던 이순신 장군에게 스스로 울음 소리를 내 왜적의 침공을 알려줬다고 전해지면서 ‘횟대(나팔)섬’이라 불렸다. 그 뒤 섬에 있는 노적산에 군량미를 위장했다고 해 벼 이삭 수(穗)자를 써 ‘수태도’로, 다시 벼 화(禾)자를 써 지금의 명칭을 얻었다. 또 조선시대 때 병마로 사용할 말을 조련하는 기마장으로 사용한 넓은 터가 있기도 하다.

어민들은 조용한 바다에서 제격인 가두리양식장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깨끗한 바다에 수심도 적절해 우럭, 참돔, 감성돔, 숭어 등을 양식한다. 문어, 삼치, 자연산 돔 등 다양한 어종이 있어 연도가 된 뒤 낚시꾼들의 발걸음도 크게 늘었다. 해변의 바위와 돌밭에서는 바지락이 나오는데, 일일이 손으로 채취한다. 씨알이 작으면서 쫄깃한 맛과 진한 국물을 낸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이다. 지난 2017년 조성된 화태갯가길는 ‘여수갯가길’ 5코스에 해당한다. 유명한 금오도 ‘비렁길’처럼 여수 섬 곳곳에 걷기 코스 ‘갯가길’이 조성돼 있다. 완만한 해안절벽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려 길을 조성해 누구나 인근 섬이 수놓은 푸른 바다를 보면서 산책할 수 있다.

지난 7월 해양수산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긴급소비촉진행사에서 참여한 여수 화태 어촌계가 반건조 우럭, 냉동손질문어를 판매해 높은 인기를 누렸다.
천혜의 자연, 아름다운 경관, 풍부한 특산물 등을 가진 화태도가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반·편의시설과 함께 주민들의 역량이었다. 우선 화태도 어민들은 자신의 소득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교육을 통해 찾기로 했다. 2018년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이하 센터)의 문을 두드린 이들은 2차 가공, 3차 유통·관광 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마을 내에서의 상품 만들기를 시도했다. 또 유사한 여건이지만 성장하고 있는 선진 어촌들을 찾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나갔다.

이러한 배움을 거쳐 어민들은 힘을 합쳐 지난 2019년 해양수산부의 공모사업인 어촌뉴딜 300 사업에 도전했다. 화태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사업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화태를 이끌어나갈 것인지를 어필하면서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정착 의지를 갖고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외지인이라면 어촌계 가입 조건을 대폭 낮추고 공동어장에 참여하게 해주겠다는 혁신적인 방안이 먹혀들었다. 현재 독정항 내 물양장, 공동작업장, 공중화장실 등이 설치되고 있으며, 화태도의 중요 자원인 화태갯가길도 정비중이다. 귀어인 유치에 적극적인 화태어촌계는 지난 2020년 4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어울림마을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주로 도매·위판을 통해 거래했던 수산물의 가공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21년 센터가 직거래망 바이씨(buysea.co.kr)를 구축하면서부터다. 화태어촌계는 냉동 손질 문어, 반건조 돔·우럭, 손질 삼치 등을 진공포장해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만들어 판매중이다. 생물 상태보다 3배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하고 있다. 센터와 포장지, 상표 등을 함께 제작하고, 다른 판로도 개척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로부터 우수귀어인으로 선정된 정근영(39)씨는 “경남 거제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화태도에 2019년 12월 귀어해 숭어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 2021년 100t의 숭어를 출하해 1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화태도를 위해 이제 제가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으며, 앞으로 화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 제공=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