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早産) 관리의 중요성- 강경석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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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早産) 관리의 중요성- 강경석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원장
2023년 09월 13일(수) 22:30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60년대에 6명에 이르던 것이 2015년 이후에는 1.25명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했고 지난해(2022년)에는 0.78명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나 1명의 아기도 낳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수치이며 우리 후세대들이 짊어질 미래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전체 분만에서 조산(Preterm Birth)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데(매년 3~4만명 안팎의 조산아 발생), 2007년에 5.2%이던 조산율이 2019년에는 8.1%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조산이라 함은 임신 20주부터 36주 6일 사이에 분만이 되는 것을 말하며, 20주 이전에 태아가 만출됐을 경우에는 유산이라는 명칭을 쓴다. 출생시 체중을 기준으로 신생아를 분류하는 방법이 있는데 2.5kg 미만의 신생아는 저체중출생, 1.5kg 미만의 신생아는 초저체중출생, 1.0kg 미만의 신생아는 극저체중출생으로 정의한다. 출생시 체중에 따른 조산아의 생존율을 살펴보면 500~750g 사이의 출생아에서는 약 49%이던 것이, 1250~1500g에서는 약 95%로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조산아의 생존율을 예측함으로써 조산관리의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태아의 정확한 임신주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주산기 사망율과 이환율은 임신 24에서 26주 사이 현저하게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4주에는 생존율이 약 20%이지만 25주에는 50%까지 증가해 하루에 약 4% 정도씩 생존율이 증가하므로, 임신주수는 생존율과 질병 이환율에 대단히 중요한 요인이 된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25주 미만이고 생존의 경계선상에 있는 태아의 생존율이 높아졌는데, 이는 계면활성치료제의 사용, 산전 코티코스테로이드의 투여, 기계식 인공호흡기의 사용과 같은 요소들의 덕분이다. 생존능력을 갖는 임신주수와 체중의 임계치는 대개 24~25주, 500~750g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는 일반적으로 24주 이전에 태어난 영아의 생존 가능성이 떨어지고 여러가지 장애를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

조산의 원인으로는 자연적인 진통과 조기양막파수가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임신부나 태아의 내과적 혹은 산과적 문제에 대한 치료를 위해 의학적으로 조기 분만을 유도한 경우(전치태반, 임신중독증, 태아절박가사, 자궁내 성장제한, 태반조기박리, 자궁내 태아사망 등)가 25%를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 절박유산(임신 초기의 질 출혈),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흡연, 임신부 체중 증가 불량, 불법 약물의 복용, 과체중과 비만, 고령임신, 저연령 임신, 과도한 신체활동,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도 조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자연적인 진통과 연관된 위험인자로는 생식기계 감염, 다태임신, 임신 2·3삼분기의 출혈, 이전의 조산 기왕력 등이 있는데, 자연적인 조기진통이 발생하면 조기양막파수, 그리고 그와 관련된 자궁경관무력증, 융모양막염이 연이어 일어나고 조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 역사에서 조선 세조 때의 정난공신으로서 성종조까지 최고의 권력을 누렸던 한명회는 칠삭둥이로 알려져 있는 가장 유명한 조산아다. 지금은 의학의 발달로 34주가 넘어서면 조산이 되더라도 크게 어려움을 겪는 일이 드물게 되었지만, 필자가 수련의 생활을 하던 80년대 말~9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임신 8~9개월 이전에 출생한 조산아는 생존율이나 이환율의 성적이 좋지 못했음을 기억한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칠삭둥이 아기가 어떻게 생존했으며 훗날 어떻게 해서 비상한 두뇌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했는지 가끔은 의문이 든다. 어찌됐든 조기분만은 생존율, 유병율에 문제가 발생하며, 임신 34~36주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교적 문제가 적으리라고 예상되는 후기조기분만(Late Preterm Birth)에서도 장기적인 통계에 불리한 결과를 보인다. 가뜩이나 합계출산율과 신생아 출생수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조기분만의 비율은 증가되는 상황을 보며,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젊은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그에 대한 주의와 관리가 더욱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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