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공공의대 설립을 위하여- 정명호 전남의대 명예교수,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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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 공공의대 설립을 위하여- 정명호 전남의대 명예교수,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 부장
2025년 05월 01일(목) 00:00
최근에 의대 증원 문제로 인해 의과대학 학생들과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국립대학병원에서 40년간 필수의료인 순환기내과 교수로 근무한 후에도 현재 국립보훈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입장으로서는 더욱 마음이 무겁다. 내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3개월간 군사훈련을 받고 육군 대위로 임관하여 3년을 최전방을 포함해 군의관으로 의무 복무를 마치고 국립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현재 의대 증원 문제로 일반의와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으면서 수급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고 의과대학 입학생 중 여학생 비중이 증가하면서 군의관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해 왔다. 이제는 더 이상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남학생 중에 39개월간 의무 복무해야 하는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지원하는 학생은 없어질 것이고 18개월만 근무하는 사병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공공의대 설립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특히 국립의대가 없고 도서 및 농촌지역이 많은 전남에 공공의대가 설립되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전남에 공공의대 설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해야 할 일들이 있다.

첫째, 공공의대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연구하고 진료를 담당할 교수 요원의 양성이다. 필자는 40년동안 국립대학병원에 근무하면서 시간적, 경제적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립대학병원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으로 정년퇴임 때까지 근무했다. 그러나 최근에 지방 국립대학병원 교수 중 많은 이들이 사직하고 개원하거나 서울 지역의 사립병원으로 이직하고 있다. 의대 증원 문제로 국립의대 교수로서 가졌던 자부심이 무너졌고 근무 여건이 취약하고 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립대학병원을 떠나는 것이다. 목포나 순천지역에 공공의대가 설립된다면 우수한 교수 요원 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둘째,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서는 기초의학 활성화를 위한 실험실과 연구실 설립이 필요하다. 아울러 진료시설이 서울지역의 사립 대학병원보다 우수한 대학병원 설립을 위하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현재 의대 졸업생 3000여명중에 기초의학를 전공하고자 하는 의사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만큼 우리 정부는 기초의학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고 지방 국립대학병원 시설과 임상교수들에 대한 배려도 서울 지역의 사립병원에 비해 열등하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의사 소견서만 있으면 전국 어느 대학병원으로도 갈 수 있고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서울지역의 대형 사립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 경기지역에 분포하고 자녀 혹은 친척들이 거의 서울, 경기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국토의 균형 발전 없이는 지방 대학병원이 활성화될 수가 없다. 따라서 정부에서 연구 및 진료시설에 대한 투자를 하고 우수한 교수진도 확보해야 지역 환자들도 공공의대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게 될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국민들 특히 전남 지역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고 대한의사협회와도 충분히 상의하여 추진해야 한다. 전남 인구는 계속 감소되고 있으며 목포와 순천 인구를 합해도 50만명이 되지 않아서 대학병원이 설립된다 하더라도 적자가 될 수밖에 없다. 대한의사협회도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되면 의과대학 및 의과대학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맞서서 낙후되고 소외된 전남지역의 의료 혜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공공의대 설립을 통하여 향후 군의관, 공중보건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설득해야 할 사항이다.

대학병원이 없는 낙후된 우리 전남지역에 공공의대가 설립되면 환자 진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의학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남지역에 공공의대 설립으로 전남의 밝은 미래가 펼쳐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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