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어떻게 읽어야 하나…강인한 시인 비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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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어떻게 읽어야 하나…강인한 시인 비평집
‘백록시화’ 펴내
2023년 06월 20일(화) 21:00
“대학 시절, 국립 지방대학교에 다니면서 나는 죽어라고 글을 썼다, 닥치는 대로였다. 시, 소설, 희곡, 무어라고 이름 지을 수 없는 잡문도 턱없이 써 댔다. 쓰는 것만이 내 유일한 삶의 증거였다. 그렇게 쓰면서 문득 느껴지는 게 있었다. 인간이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창작 행위라고.”

강인한 시인. 지난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로 등단해 시집 ‘이상기후’, ‘불꽃’, ‘전라도 시인’ 등을 비롯해 시선집 ‘어린 신에게’, ‘신들의 놀이터’와 시 비평집 ‘시를 찾는 그대에게’ 등을 펴냈다.

시인은 평생 시를 쓰고 시를 읽어왔다. “한 편의 시가 장편소설 한 권에 필적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으로 쓰고 읽어왔다.

이번에 강인한 시인이 비평집 ‘백록시화’(포지션)를 발간했다.

‘시의 표정, 말의 몸짓’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비평집은 시의 언어와 현대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등을 정밀하게 풀어낸 글들을 모았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역사 속의 시를 비롯해 불가해한 사랑에 바치는 연가(戀歌)들, 즉물적(卽物的)인 시 등을 다룬다.

2부에서는 감각의 통로에서 바라본 시들, 장시와 처녀시집과 시의 재미라는 것을 주제로 한 글이 수록돼 있다. 또한 정양, 김기택, 함기석, 윤성택, 조정, 김중일, 이근화, 안희연, 이혜미, 김경주 시인의 시에 대한 감상의 평을 만날 수 있다.

3부에서는 자작시를 해설한 글이 담겨 있다. ‘귓밥 파기’, ‘램프의 시’, ‘불길 속의 마농’에 대한 시인 나름의 해설과 감상을 만난다.

강 시인은 “문학은, 아니 시는 내게 하나의 종교였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여읜 불우한 환경에서 자랏지만 내가 크게 뒤틀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이라는 종교의 힘이 컸다”며 “언제부턴가 진심을 담아 시를 쓰는 것이 결국은 자기 구원의 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읍 출신의 강 시인은 전남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시와시학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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