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철학, 맛은 역사적으로 어떻게 이해돼 왔을까
캐롤린 코스마이어 지음, 권오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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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예술의 관점에서 음식은 상징성으로 표현된다. 후안 산체스 코탄의 ‘카루둔을 그린 정물화’(위)와 얀 피트의 정물화 ‘풍성한 사냥감’. <헬스레터 제공> |
미국과 영국 대학의 20년간 음식 철학을 다룬 ‘음식 철학’은 이 분야의 고전이다. 미학과 페미니즘에 관한 뛰어난 업적과 성과로 우수학자상을 수상한 캐롤린 코스마이어가 저자다. 예술 철학, 감정 이론 등에 대한 다수 책을 집필했으며 ‘페미니스트 미학’, ‘페미니스트 관점의 미학’ 등의 책을 펴냈다.
추천사를 쓴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한국 음식에 관한 담론이 자리를 잡아야 할 시점이다”며 “나아가 음식철학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다뤄져야할 때로 본다면 ‘음식철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한다.
사실 최근의 식품분야는 인문학에 초점을 둔 연구와 다양한 서적이 발간되고 있다. 음식, 한식, 밥, 채소 등의 주제가 인문학과 연계돼 다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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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근대 유럽 철학에 나타난 맛 이론에 대한 부분이다. 로크는 맛이 모양, 색깔 등과 같이 단순 관념에 속한다고 보았다. 흄은 맛의 개별성과 상대성을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맛의 표준이 있다고 본 것은 그 때문이다.
칸트는 미학에서 맛 판단의 보편성과 필연성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헤겔은 후각과 미각의 본성은 그 대상의 손실이나 변형을 요구한다고 전제했는데, 예술 작품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인간의 지각 연구는 마음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과 연관된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이 그것인데 서양철학은 다섯 가지 감각에 위계를 정했다. “시각의 서열이 첫 번째이고, 청각이 그 뒤를 바짝 따라붙는다. 지식의 발달사에서 시각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음식의 상징성이 어떻게 표현됐는지를 고찰하는 부분도 관심을 끈다. 음식의 모습과 색깔은 건축과 공예에서 장식용 무늬로 사용돼 왔으며 현대미술에서는 정물화의 주제와 형식을 제공해왔다는 것이다. <헬스레터·3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