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그림’과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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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그림’과 상상력
2019년 11월 01일(금) 04:50
지난 9월 하순경 교회에서 운영하는 국제학교(BICS) 학생들을 데리고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매년 국가를 정하여 직접 보면서 체험하게 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두 정상의 만남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도시국가 싱가포르 센토사 섬 안에 있는 카펠라호텔을 방문하였다. 이런 역사적인 현장 위에 아이들이 직접 땅을 밟고,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TV 속 뉴스로만 듣던 간접 경험과 직접 역사의 물결을 피부로 느끼는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눈의 깜박거림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두근거리는 심장의 반응은 너무나 소중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먼저 푹신한 카펫 위를 걷는다. 어느 훌륭한 호텔에 도착한 기분이다. 이러한 깔끔한 인상은 공항에 도착할 때 처음 갖게 된다. 싱가포르를 가본 사람들은 그곳이 이름다운 전원 속의 도시라는 것을 금방 느낀다. 거리는 깨끗하고, 모든 건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웬만큼 비가 와도 젖지 않고 인근의 건물로 갈 수 있다. 같은 모습의 건물은 거의 없다. 숲은 거리의 어느 곳이나 무성하고 잘 가꾸어져 있으며, 적당한 곳에 아름다운 벤치들이 있다. 자연과 인공의 최대의 조화를 이뤄 가장 아름답고 깨끗하게 꾸며 놓은 이 나라는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고 다시 찾는 도시 국가가 되었다.

싱가포르가 세워지기 전 그곳은 그저 나무가 울창한 밀림이었거나 잡초가 우거진 황량한 벌판이었을지도 모른다. 싱가포르를 만든 지도자들은 지금의 싱가포르를 위한 그림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그림대로 이 도시를 만들어왔다. 지도자는 미래를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그저 눈앞에 놓인 현실의 일만을 하고, 경험한 일만 알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면 지도자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1년 앞의 일도 생각하지 못한 채 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엎치락뒤치락한다면 그런 사람을 믿고 따라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10년, 20년, 50년 후, 가능하면 100년 후까지라도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 지도자는 멀리 내다보는 눈이 필수조건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눈 즉, 선명한 비전이 없이는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을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비전은 ‘미래의 그림‘이다. 그 그림은 모두가 쉽게 그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어야 하며, 그 모습의 아름다움 때문에 마음이 설레야 한다. 사람의 마음에 미래의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상상력이라는 붓을 가져야 한다. 그 상상의 붓은 우리의 오감을 터치하여 찬란한 자연의 색상을 내야 한다. 때로는 새들의 합창과 시냇물 소리도 그릴 수 있어야 하며 더러 그 상상력은 진한 커피 향과 달콤한 초콜렛 맛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상상력으로 그려진 미래의 그림은 신비하게도 멈추지 않는 북소리가 되어 가슴을 뛰게 한다.

싱가포르의 지도자들은 그런 도시 국가를 꿈꾸며 미래의 그림을 보면서 한없는 호기심과 두려움,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아무도 가지 않는 상상의 길을 믿음으로 걸었을 것이다.

비전과 관련된 성경 말씀 중에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행2:17)라는 내용이 있다. 예언, 환상, 꿈 등 비현실적인 단어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믿음으로 현실화 시킨다. 결국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치열한 경쟁과 구조의 모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답답한 현실을 이겨내고 풍성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아름다운 미래의 그림을 이루어 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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