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한 장의 무게 - 최현열 광주 온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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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한 장의 무게 - 최현열 광주 온교회 담임목사
2025년 05월 30일(금) 00:00
성경 속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애굽(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상당히 긴 세월 동안 왕이 없는 시기를 보낸다. 물론 지도자는 있어서 그 백성들을 돌보고 다스리지만 왕이라는 통치자를 세우지는 않았다. 후에 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백성들이 요구하여 하나님의 허락으로 제비뽑기를 통하여 왕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이스라엘의 초대왕인 사울이다. 그는 베냐민 지파의 부유하고 존경받는 집안 출신으로 준수한 외모와 큰 키를 가졌다. 그는 본래 겸손하고 순종적인 성격 소유자로 묘사된다. 초기에는 겸손했지만 왕이 된 후 점차 교만해지고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자신의 왕권을 유지하는 데 급급하여 다윗을 질투하고 끊임없이 위협했다. 그의 통치는 불안정하고 자기중심적인 경향을 보였다.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전장에 나가 세 아들과 함께 전사하게 된다.

반면 다윗은 유다 지파 이새의 막내아들로 베들레헴 출신이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양을 치던 목동이었으며 음악과 시에 재능이 있었다. 사울이 잘못된 길을 갈 때 비밀리에 머리에 기름 부음을 받게 되고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백성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를 시기하여 사울왕의 박해를 받으며 도망자 신세가 되었고 급기야 미친척하며 타국에서 비굴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유다 지파의 왕이 되었고 후에 이스라엘 전체의 왕으로 추대되어 고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왕으로 칭송을 받게 된다. 사울은 잘못에 대하여 뉘우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였지만 다윗은 죄를 지었지만 회개하며 돌이키는 모습을 보였다.

‘깃털의 무게’라는 그림책이 2020년에 발간되었다. 이 책은 당시 고등학교 재학생이던 김최이안이라는 학생의 작품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바다 한 가운데, 두 도시가 섬처럼 떠 있었다. 이곳에 ‘마음이 무거워지면 몸도 무거워지는’ 새들이 살았다. 새들은 편지에 무거운 마음을 담아 보냈고 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졌다. 편지 배달은 마음이 가벼운 새가 맡았다. 여느 때처럼 두 도시를 오가던 편지 배달부는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이 무거운 편지를 받으면 새들의 마음이 더 무거워지지 않을까? 걱정은 점점 더 커졌고 편지 배달부 새의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다. 이 무거운 편지들을 꼭 전해야 할까? 결국 마음의 걱정과 편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편지 배달부 새는 넓은 바다 한 가운데에 빠지고 만다.

제발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치인들 때문에 나라를 걱정하여 마음이 무거워져 절망의 바다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처럼 금번 대선에서 나의 투표는 비록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하고 몇 그램 되지는 않지만 그 무게만큼은 무겁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 나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을까, 훗날 나의 투표의 결과가 잘못된 결과로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도 들 정도다. 대통령 후보가 속한 그 당의 세력과 그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많은 공약들을 살펴보고 절대 지지하기 때문에 이 무거운 한 표를 행사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국민들이 선택한 이 투표지는 그동안 받은 절망의 무게만큼 무겁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만큼 무겁다.

이 무거운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되었으니 ‘하고 싶은 거 다해’라는 허락이 아니다.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 새로운 대통령이 이루려 하는 많은 정책과 공약들을 실현함에 있어 그것으로 인하여 국민 간에 분열과 갈등이 생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른 후보의 정책도 면밀히 살피고 비록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지역, 연령층, 종교인 모두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깃털처럼 가벼운 나의 한 표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무게 중심이며 균형이며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 됨을 나는 믿는다. 나는 이제 곧 이토록 가볍고 또 무거운 한 표를 던질 참이다. 내가 선택한 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넘어 참으로 많은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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