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막힌 빗물받이…또 잠긴 상습침수지역
광주 백운동·서석고 등 피해 되풀이
주민·상인 “해도 너무 한다” 분통
이 대통령 ‘엉터리 관리 땐 문책’
경고에도 달라진 것 별로 없어
첨단산업단지·농성지하차도 등
예방사업한 곳도 어김없이 침수
“도대체 뭘 개선했다는건지” 답답
주민·상인 “해도 너무 한다” 분통
이 대통령 ‘엉터리 관리 땐 문책’
경고에도 달라진 것 별로 없어
첨단산업단지·농성지하차도 등
예방사업한 곳도 어김없이 침수
“도대체 뭘 개선했다는건지” 답답
![]() 호우 특보가 발효된 17일 오후 광주시 동구 학동 한 도로가 흙탕물에 잠겨 차량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독자 제공> |
광주 상습침수구역 주민들은 17일 쏟아진 ‘물폭탄’의 피해를 올해도 비켜가지 못했다. 올해는 한 달 전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경고하고 주의를 당부했는데도, 빗물받이가 막히면서 침수 피해를 입었고 국비까지 지원받아 침수 피해 예방작업을 벌인 지역도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피해 주민들은 “해도 너무한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빗물받이) 관리 엉터리로 해 수재가 발생하면 문책을 아주 세게 하겠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었다.
광주시 남구 백운동 일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내린 집중호우로 상당수 상가·빌딩이 침수됐다.
이곳은 광주시 남구가 ‘침수취약구역’으로 지정하고 집중 관리하고 있는 지역으로, 광주일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6일 낙엽과 흙, 담배꽁초 등이 빗물받이에 쌓여 있는 등 배수 시설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광주일보 6월 17일 7면>을 지적한 바 있다.
백운광장 스트리트푸드존과 골목길은 급격히 불어난 물로 잠겼고 침수취약구역으로 분류된 남구 백양로 모아산부인과 일대도 물이 건물로 쳐들어왔다. 남구는 백운광장 일대 침수 피해가 커지면서 2년 전 하수관 관로를 더 큰 것으로 변경했지만 침수 피해를 막지 못했다.
불과 1시간여 뒤인 오전 11시 30분께에는 서구 서석고 후문 일대에서도 물이 차올랐다. 주민들은 빗물받이 뚜껑을 열어 최대한 빗물이 빠져나갈 수 있게 했음에도 우수관에서 물이 역류하면서 침수됐다. 동구 계림동 1091번지 일대도 비슷한 시각 도로가 잠길 만큼 물이 차올랐다.
상습침수구역 주민들은 “관공서에서 그렇게 개선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문책한다고 했는데도 매번 비 올때마다 가장 먼저 침수되니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백운광장 인근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는 이은자(73) 씨는 “여름철이면 매년 이런다. 작년에 좀 괜찮더니 올해는 벌써부터 이런데 장사를 하긴 글렀다”며 “비오면 물 이 들이닥칠까봐 밤에 잠을 못 잔다. 지자체는 도대체 뭘 개선했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계림동의 편의점 점주 최복순(여·65)씨는 “지난해에 1년 넘게 도로 공사를 하더니만 아무 소용이 없다”며 “2년 전에도 이곳 일대가 침수돼서 큰 피해를 입었는데, 공사를 했는데도 이러니까 더 무섭다”고 했다.
광주시가 관리하고 있는 침수위험구역은 모두 49곳(동구 15, 남구 8, 북구 12 등)이지만 반복되는 피해로 시민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위험구역만 지정해놓았을 뿐 침수 예방 효과는 커녕, 매년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행정 보고용’으로만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상습 침수를 개선하겠다고 예방 사업을 벌인 곳도 어김없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침수 피해를 입은 북구 첨단산업단지, 문흥동성당 일대, 북구청사거리 일대, 신안교 일대는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의 침수피해 예방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으며 관리·보수를 한 지역이다.
광주시 서구 농성 지하차도도 인근 하수도 용량이 적고 하류 지역인 탓에 끊이질 않는 침수 피해를 입어 2019년 도로 기울기를 낮추는 구조 개선 작업을 벌였음에도, 이번 비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21년 농성·화정동 주민들은 서구청에 항구적 침수대책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시위 행진을 벌였고 농성·화정동 침수피해 주민대책위원장은 침수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333일간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주시 동구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최기영(52)씨는 “매번 비가 올 때마다 첫 타자로 피해를 입는 터라 언제 물이 넘칠지 몰라 불안한데, 구청에 상가 피해로 몇 번이고 민원을 넣었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왔을 뿐이다”며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배관 공사를 하고 예방 조치를 했더라면 어떻게 2년 전과 똑같은 피해가 반복될 수 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광주시 남구 백운동 일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내린 집중호우로 상당수 상가·빌딩이 침수됐다.
이곳은 광주시 남구가 ‘침수취약구역’으로 지정하고 집중 관리하고 있는 지역으로, 광주일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6일 낙엽과 흙, 담배꽁초 등이 빗물받이에 쌓여 있는 등 배수 시설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광주일보 6월 17일 7면>을 지적한 바 있다.
백운광장 스트리트푸드존과 골목길은 급격히 불어난 물로 잠겼고 침수취약구역으로 분류된 남구 백양로 모아산부인과 일대도 물이 건물로 쳐들어왔다. 남구는 백운광장 일대 침수 피해가 커지면서 2년 전 하수관 관로를 더 큰 것으로 변경했지만 침수 피해를 막지 못했다.
상습침수구역 주민들은 “관공서에서 그렇게 개선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문책한다고 했는데도 매번 비 올때마다 가장 먼저 침수되니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 17일 오전 광주시 남구 백운광장 인근 도로가 집중호우로 침수된 가운데, 광장 인근 병원 앞에서 직원들이 침수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쌓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계림동의 편의점 점주 최복순(여·65)씨는 “지난해에 1년 넘게 도로 공사를 하더니만 아무 소용이 없다”며 “2년 전에도 이곳 일대가 침수돼서 큰 피해를 입었는데, 공사를 했는데도 이러니까 더 무섭다”고 했다.
광주시가 관리하고 있는 침수위험구역은 모두 49곳(동구 15, 남구 8, 북구 12 등)이지만 반복되는 피해로 시민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위험구역만 지정해놓았을 뿐 침수 예방 효과는 커녕, 매년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행정 보고용’으로만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상습 침수를 개선하겠다고 예방 사업을 벌인 곳도 어김없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침수 피해를 입은 북구 첨단산업단지, 문흥동성당 일대, 북구청사거리 일대, 신안교 일대는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의 침수피해 예방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으며 관리·보수를 한 지역이다.
광주시 서구 농성 지하차도도 인근 하수도 용량이 적고 하류 지역인 탓에 끊이질 않는 침수 피해를 입어 2019년 도로 기울기를 낮추는 구조 개선 작업을 벌였음에도, 이번 비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21년 농성·화정동 주민들은 서구청에 항구적 침수대책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시위 행진을 벌였고 농성·화정동 침수피해 주민대책위원장은 침수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333일간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주시 동구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최기영(52)씨는 “매번 비가 올 때마다 첫 타자로 피해를 입는 터라 언제 물이 넘칠지 몰라 불안한데, 구청에 상가 피해로 몇 번이고 민원을 넣었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왔을 뿐이다”며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배관 공사를 하고 예방 조치를 했더라면 어떻게 2년 전과 똑같은 피해가 반복될 수 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