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수의사]우치동물원 ‘생태·휴식·교육’ 동물원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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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수의사]우치동물원 ‘생태·휴식·교육’ 동물원을 꿈꾸다
2017년 01월 11일(수) 00:00
훗카이도는 일본 최북단이라서 겨울이면 영하 20도 이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곳이다. 인구 30여만명에 불과한 중소도시로 그다지 유명세를 떨치는 도시는 아니었는데 아사히카와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 덕분에 최근 세계적인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지난 1967년에 개장하여 별 특징이 없다 보니 관람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996년에 시 의회까지 나서 폐쇄를 검토했던 동물원이었다.

하지만 ‘고스게마사오’라는 원장이 동물원 혁신을 위해 사육사들이 참여한 학습 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동물생태를 연구하여 창의적인 전시방법을 도입하는 등 새롭게 변화를 시켰다.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자연스러운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보니 ‘펭귄이 날고, 사자가 머리 위에서 뛰노는 동물원’으로 변모해 폐쇄 직전의 동물원을 현재 년간 300여만명이 방문하는 ‘기적의 동물원’으로 바꿔 놓았다.

이 과정에서 ‘고스게마사오’ 원장도 동물원의 변화를 새롭게 추구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밝히고 있다. 동물사를 새로 짓는 것은 주택을 신축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려웠었다고 고백했다. ‘관리의 편리성’(관리자의 입장), ‘안전성’(관람객과 관리자의 입장), ‘근접 관람성’(관람객의 입장), ‘동물 복지성’(동물의 입장)이라는 4가지 요소가 상호 충돌하기 때문이다.

관리의 편리성을 강조하면 전시동물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철창으로 우리를 만들 수 밖에 없다. 또한 안전성을 중요시 여기면 맹수가 탈출할 수 없도록 해자(MOAT)를 만들고, 근접관람성을 강조하면 강화유리 등을 이용하여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을 잘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동물의 휴식권을 제한 하는 등 스트레스를 주고 있어 현재는 동물보호협회 등이 이를 강력히 문제 삼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동물복지에만 치우쳐 생태환경에 가까운 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동물원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많은 비용과 관리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시민관람 성숙도와 경제성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선택할 수 밖에 없다. 4가지 요소중 어떤 요소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동물사를 신축하느냐에 따라 동물의 생활환경과 관람객의 관람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치동물원은 1992년 개장 이래 노후환경으로 인해 관람객들에게 오랜 시간 외면 받아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민선6기 공약사업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150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생태와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우치동물원 개선’ 로드맵을 추진하면서 우치동물원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최근 우치공원홈페이지를 개선하여 사육사들이 직접 경험한 생생한 현장 이야기들을 매달 ‘동물원 에피소드’와 ‘이달의 동물’ 코너에 재미있게 싣고 있다.

또한 동물원 발전방향에 대한 외부 자문 및 야생동물전문가를 초빙하여 동물원 직원 역량 강화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동물복지팀도 신설하고 경력 있는 젊은 사육사 4명을 증원했다.

최근 자연 서식지 환경과 비슷하고 동물복지를 구현하는 동물사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동물행동풍부화(Animal Behavioral Enrichment)프로그램을 적용한 원숭이사도 신축했다.

특히 펭귄과 물개가 헤엄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수족관 형태의 해양동물사 리모델링공사를 착공하여 생태동물원 조성에 힘쓰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포토존과 그네의자, 평상, 해먹, 피크닉테이블, 관람데크 등 조경·휴양·편의시설을 새롭게 설치하여 이동약자가 편안하게 동물원을 관람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태학습 프로그램인 ‘사육사와 먹이주기 체험’, ‘생태해설사와 동물원 체험’, ‘직업탐방교실’, ‘야생동물생태교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동물원 정문에 홍보관을 설치, 야생동물의 생태와 습성 등에 대해 시민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교육동물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계속 힘쓰고 있다.

이에따라 관람객 수도 과거 하루 평균 685명에서 최근 1377명으로 2배 가량 꾸준히 늘고 있다. 동물원 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관람객을 유치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처럼 우치동물원도 정유년 새해에는 경관몰입형(Landscape- Immersion·자연생태에서 생활하는 동물을 관람하는 것) 전시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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