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임 대표와 정치인의 말 - 이민원 광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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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임 대표와 정치인의 말 - 이민원 광주대 명예교수
2025년 08월 05일(화) 00:00
정치인들은 흔히 두 가지 얼굴을 갖는다. 겉으로는 듣기 좋은 말을 쏟아내면서 실제로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한다. 이런 정치 행태의 전형적인 패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겉으로 모두가 듣기 좋은 이상적인 말을 앞세워 민심을 사로잡고 환심을 얻으려 한다. 대개 실제 실행하기 어렵거나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에 대해서 이렇게 행동한다. 대중들이 금방 환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큰소리는 치지만 구체적 실천은 외면하거나 책임기관에 전가하여 스스로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둘째, 자신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꼭 추진하고자 하는 소수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로 큰소리를 치거나 립서비스를 하지 않고 법안이나 예산과 같은 실질적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하게 밀어붙여 조용히 성공시킨다.

대중들이 환호하는 경우는 대개 듣기좋은 첫번 째 경우다. 이익집단의 단체를 방문하거나 특정지역을 방문할 때 정치인들이 상투적으로 립서비스를 늘어 놓지만 대중들은 늘 그런 미사여구에 환호한다. 이런 립서비스는 표면적으로는 모두의 지지를 얻는 듯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약속의 미이행으로 유권자의 불신과 정치에 대한 냉소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당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호남의 수해 현장을 찾아 “호남 발전에 표나게 보답하겠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호남에 대한 특별한 지원 의지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정 대표는 “호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국가가 호남 경제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줬나”라는 말이 가슴에 남았다며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호남을 택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직접 복구 봉사에 참여하며 호남 수해 지원과 향후 정책 반영을 약속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정 대표의 행보는 진정성이 느껴지고 일견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 발언들이 앞서 지적한 정치인들의 일반적 행태와 다를 바 없을까 하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말로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약속했지만 과연 실제로 정책과 예산, 구체적인 지역 발전 계획으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은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이 특정 지역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말로 표현할 때는 언제나 환영받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말이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연결되는지 여부다. 말로는 그럴듯한 약속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예산 지원이 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다시 한 번 정치적 립서비스의 반복일 뿐이다.

정청래 대표의 이번 발언이 호남 민심을 단기적으로 위로하는 전략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민주당이 호남 덕분에 집권했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이제는 말이 아닌 구체적 행동과 실질적 변화로 입증해야 한다. 유권자와 시민사회는 이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책임 있게 평가해야 한다.

정치인의 말이 신뢰를 얻으려면 그것은 반드시 행동과 일치해야 한다. “잘해주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 호남에 대한 배려가 진정성 있게 실천될 때 비로소 유권자는 다시 신뢰를 보내게 될 것이다.

립서비스에 그칠 일에 대해서는 지역민의 환호를 유발하며 발언을 쏟아내고 립서비스에 그치는 일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조용히 강력한 법률과 예산을 마련하여 추진하는 정치 행태가 반복된다면 정치인 개개인은 물론 민주당 전체가 광주 전남 시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조용하지만 분명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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