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극캉스’…연극 있다-잇다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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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극캉스’…연극 있다-잇다 페스티벌
푸른연극마을, 광주 씨어터연바람서 26일~8월 17일
스릴러·코미디 등 4편…퓨전국악그룹 ‘예다’ 소리극도
2025년 07월 24일(목) 19:40
퓨전극악그룹 예다의 ‘락을 사랑한 뺑파뎐’.
‘연극 있다-잇다 페스티벌’이 씨어터연바람에서 오는 26일부터 8월 17일까지 펼쳐진다. 극단 작은신화의 ‘믿을지 모르겠지만’의 한 장면. <푸른연극마을 제공>
극단 밝은밤의 ‘사거리 모퉁이를 돌면 우리만의 감성카페에서 느닷없이’.
한여름, 극장은 또 다른 여행지다. 바닷가나 계곡이 아니어도 시원한 바람과 생생한 이야기가 흐른다. 이번 여름 무더위를 피해 조용한 소극장에서 즐기는 ‘극캉스’는 어떨까.

‘연극 있다-잇다 페스티벌’이 오는 26일부터 8월 17일까지 광주 씨어터연바람에서 관객을 맞는다. 극단 푸른연극마을이 주관하는 이 페스티벌은 지역 연극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2017년부터 매년 열려왔으며, 극장과 무대를 잇고, 배우와 관객을 잇는다는 뜻을 품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연계의 침체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되는 만큼 애호가들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축제는 ‘극캉스’를 주제로 더운 여름 색다른 휴가를 제안한다.

◇사회적 미스터리 푸는 추리 연극…‘믿을지 모르겠지만’

축제의 문을 여는 첫 작품은 극단 ‘작은신화’의 미스터리 연극 ‘믿을지 모르겠지만’(오는 26~27일). 1986년 창단해 서울의 대표적 연극단체로 자리잡은 ‘작은신화’가 40년 연출 경력을 지닌 최용훈과 함께 광주 무대에 선다. 이 작품은 일곱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추리극으로, 14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며 긴장과 몰입을 이끈다.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서른다섯 남자 이야기,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꿈과 현실을 혼동하게 된 잠수부 이야기, 과거 잘못된 처방으로 괴로워하는 여의사 이야기 등 관객들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추리를 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폭력, 성차별, 편견 등을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된다. 관객이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직접 진실을 완성하는 주체로 극에 참여하게 하는 구성은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부제에 부합한다.

◇간질거리는 청춘 로맨스… ‘사거리 모퉁이를 돌면 우리만의 감성카페에서 느닷없이’

8월 2~3일에는 광주 지역의 청년 극단 ‘밝은밤’이 로맨스 코미디극 ‘사거리 모퉁이를 돌면 우리만의 감성카페에서 느닷없이’를 무대에 올린다. 청춘의 통증과 사랑을 감성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신예 연출가 임채빈의 신작이다. 비 내리던 날 이별했던 연인 희주와 동현이 1년 뒤, 눈 내리는 겨울날 우연히 다시 만나는 설정. 사거리 모퉁이의 감성카페를 배경으로 사랑과 오해, 그리고 청춘의 아픔을 담담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밝은밤은 2020년 창단 이래 광주의 청년 예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극단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따뜻한 감성과 연극적 서사를 전한다.

◇오월의 기억을 묻는 블랙코미디…‘장인표 상사, 공적을 청하다’

극단 ‘푸른연극마을’은 8월 8~10일 블랙휴먼코미디 ‘장인표 상사, 공적을 청하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채희윤 소설가가 쓴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1980년 5월의 군사쿠데타를 정면으로 마주한 한 군인의 기억을 모티브로 펼쳐진다. 주인공 장인표는 공수부대 상사로,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안고 살아온 인물이다.

그는 42년 만에 5·18단체와 국가를 상대로 자신의 공적을 인정해달라는 청원을 하게 된다. 그의 고백 속에서 그동안의 죽음을 각오하고 항명을 해야했던 트라우마가 쏟아져나온다. 연극은 현대사 속 국가폭력과 개인의 선택, 그리고 명예 회복을 둘러싼 치열한 내면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내며 묘한 긴장과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판소리와 락의 만남! ‘락을 사랑한 뺑파뎐’

축제의 마지막 무대는 퓨전국악그룹 ‘예다’의 창작 소리극 ‘락을 사랑한 뺑파뎐’이다(8월 16~17일). 고전소설 ‘심청전’ 속 뺑덕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판소리와 락, 코미디를 결합한 이색 무대를 펼친다. 행실 고약한 뺑덕이 사라진 심봉사를 찾아 21C로 타임슬립 여행을 하고, 이 과정에서 인간 내면의 감정과 연대의 소중함을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전통 판소리를 전자악기와 퍼포먼스, 현대적 유머로 재해석한 본 공연은 국악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친근한 입문 무대가 될 예정이다. 특히 관객 참여형 구성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무대를 이끈다. 2011년 창단한 예다는 전통을 기반으로 창극, 국악가요, 락,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국악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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