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뇌를 찾아서- 임몽택 미네르바 코칭앤컨설팅 대표, 전 광주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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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대학 교수 엘리노어 맥과이어는 런던 택시 운전사들의 우측 뇌 해마 뒷부분이 일반인들의 뇌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측 뇌 해마 뒷부분은 ‘위치와 경로에 관한 정보를 저장하는 영역’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런던에서는 택시인 블랙캡(Black Cab)을 운전하려면 ‘The knowledge’라는 면허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시험은 5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범죄 기록이나 신체에 이상이 없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런던 중심부를 기준으로 반경 6마일 안에 있는 3만 9000개의 거리 이름, 1만 5000개의 건물과 시설 위치를 모두 외워야 한다. 시험관이 목적지를 지목하면 지도 없이 최단 거리를 최소 시간에 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시(考試)라고도 불리는 이 시험에 합격하려면 보통 3년 이상 런던 지리를 공부해야 하는데 이때 ‘위치와 경로에 관한 정보를 학습하고 저장하는’ 해마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해마가 더 발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뇌 가소성’이라 한다.
뇌 가소성이란 새로운 경험, 학습, 부상 또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뇌가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뇌 가소성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하는 경우다. 마약에 중독되면 뇌는 그 습관을 강화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구조를 바꾼다. 이때 행동을 주시하고 집중시키는 뇌의 영역인 전전두피질이 변화하는데 뉴런은 갈망, 보상, 강박과 관련된 연결을 강화하는 반면 충동 조절, 합리적 의사 결정과 관련된 연결은 약화시킨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뇌는 약물을 선호하는 쪽으로 강화되어 약물에 저항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수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이미지,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공급하고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구독자들은 텍스트를 주의 깊게 읽을 시간과 여유도 없이 헤드라인이나 요약 등을 훑어보게 된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도 글을 읽으면서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무언가를 보면서 스크롤하는 등 멀티태스킹을 한다. 사람들은 모두 기다리는 법을 잊었고 깊이와 성찰보다 속도와 효율성을 선호하게 되었다.
훑어보기는 뇌를 깊이보다 속도에 집중하도록 훈련시킨다. 빠른 인식, 필터링과 관련된 신경 회로는 우세해지는 반면 깊고 집중적인 읽기와 사색에 사용되는 회로는 사용이 줄어들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된다. 결국 키워드 탐색에는 능숙해지지만 복잡한 텍스트를 해독하거나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빠른 피드백 루프(좋아요, 공유, 알림 등)도 보상시스템을 장악한다. 즉시 만족이 디지털 미디어의 강박적인 사용을 조장하여 뇌는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즉각적인 만족에 맞춰지게 된다.
멀티태스킹 또한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장기 기억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뇌의 능력을 저하시킨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기억력이 떨어지고 학습 깊이도 떨어진다. 소셜미디어 이용은 사회적 단서를 해석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온라인 상호작용은 대면 상호작용과는 달라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거나 불안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이자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니콜라스 카가 쓴 책이다. 그는 책에서 “인터넷 사이트와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의존하게 되면서 (중략) 나의 뇌는 굶주려 있었다. 뇌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랐고,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수록 더 허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이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싶어 했다. (중략) 나는 이전의 뇌를 잃어버렸다”라고 썼다.
휴머노이드가 몰려오고 있다. 인간이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에 함몰되어 지속적인 자극과 스키밍, 멀티태스킹, 그리고 빠른 피드백 루프에 중독된다면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경계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뇌를 되찾으려면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해야 한다. 조지 타운대 교수 칼 뉴포트가 제안한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도움이 되며, 신중하게 선택한 소수의 최적화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모든 활동은 기꺼이 놓치는 기술 활용 철학이다.” 즉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에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만 선택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그 밖의 불필요한 디지털 기기 사용은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수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이미지,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공급하고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구독자들은 텍스트를 주의 깊게 읽을 시간과 여유도 없이 헤드라인이나 요약 등을 훑어보게 된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도 글을 읽으면서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무언가를 보면서 스크롤하는 등 멀티태스킹을 한다. 사람들은 모두 기다리는 법을 잊었고 깊이와 성찰보다 속도와 효율성을 선호하게 되었다.
훑어보기는 뇌를 깊이보다 속도에 집중하도록 훈련시킨다. 빠른 인식, 필터링과 관련된 신경 회로는 우세해지는 반면 깊고 집중적인 읽기와 사색에 사용되는 회로는 사용이 줄어들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된다. 결국 키워드 탐색에는 능숙해지지만 복잡한 텍스트를 해독하거나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빠른 피드백 루프(좋아요, 공유, 알림 등)도 보상시스템을 장악한다. 즉시 만족이 디지털 미디어의 강박적인 사용을 조장하여 뇌는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즉각적인 만족에 맞춰지게 된다.
멀티태스킹 또한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장기 기억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뇌의 능력을 저하시킨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기억력이 떨어지고 학습 깊이도 떨어진다. 소셜미디어 이용은 사회적 단서를 해석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온라인 상호작용은 대면 상호작용과는 달라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거나 불안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이자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니콜라스 카가 쓴 책이다. 그는 책에서 “인터넷 사이트와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의존하게 되면서 (중략) 나의 뇌는 굶주려 있었다. 뇌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랐고,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수록 더 허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이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싶어 했다. (중략) 나는 이전의 뇌를 잃어버렸다”라고 썼다.
휴머노이드가 몰려오고 있다. 인간이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에 함몰되어 지속적인 자극과 스키밍, 멀티태스킹, 그리고 빠른 피드백 루프에 중독된다면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경계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뇌를 되찾으려면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해야 한다. 조지 타운대 교수 칼 뉴포트가 제안한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도움이 되며, 신중하게 선택한 소수의 최적화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모든 활동은 기꺼이 놓치는 기술 활용 철학이다.” 즉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에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만 선택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그 밖의 불필요한 디지털 기기 사용은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