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되짚어 본 광주·전남 아·태전쟁 유적] <7> 남해안 요새화 핵심 축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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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 되짚어 본 광주·전남 아·태전쟁 유적] <7> 남해안 요새화 핵심 축 여수
현존하는 일본군 해상 활주로 ‘국내 유일’
신월동 가막만 해상 콘크리트 블럭
활주로 인근 격납고 5기 중 4기 남아
지하 연료고·철도터널 등 원형 유지
자산공원·돌산 향일암엔 포대 진지
여천초 뒷산 해군 사령부 지하벙커
2025년 04월 13일(일) 19:35
여수시 신월동에 있는 여수수상비행장 활주로 전경.
아시아·태평양 전쟁이 끝난 지 80년이 지났지만, 일본의 군사 기지로 이용됐던 여수에는 아직도 침략전쟁의 흔적이 선연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구축한 군사기지 유적은 신월동, 주삼동, 자산공원, 돌산 일대 등에 전쟁의 흔적을 간직한채 남아있다. 이들 유적에는 일본이 여수를 침략 전쟁을 위한 병참기지로 삼으면서 조선인을 대규모로 강제 동원했다는 아픈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여수시 신월동 일대에는 아·태전쟁 초기 지어진 항공기지 흔적이 남아 있다.

신월동 가막만 해상에는 국내에 남은 유일한 일본군의 수상비행기 해상 활주로가 남아 있다.

활주로는 가로 210m, 세로 100m 규모로 바둑판 모양 콘크리트 블록(140㎝×95㎝×145㎝)으로 조성돼 있다. 건설 당시에는 항공기지의 유도 도로(유도로)와 연결돼 있었으나, 신월동과 웅천을 잇는 도로가 개설되면서 일부가 매립됐다.

이 활주로는 해상 활주로로, 일제강점기 침략 전쟁의 흔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착륙한 비행기를 격납고로 이동시키기 위해 사용된 ‘유도로’는 길이 900m 이상 그대로 남아 있는데, 현재는 한화 여수공장 내 도로로 활용되고 있다.

당시에는 비행기를 사람이나 말이 끌어 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도로 끝에는 콘크리트 격납고 5기가 배치됐으며, 이 중 4기가 남아있다. 3곳은 입구가 막힌 채 창고로 사용 중이며 1곳은 흙으로 덮여있는 상태다.

신월동 구봉산 산기슭, 현재의 한화 여수공장 내에는 연료고로 활용됐던 지하동굴 5기도 남아 있다. 이 중 4기는 서로 연결돼 있는 구조이며 1개는 개별적으로 존재한다.

내부 가장 큰 동굴은 높이 약 4.1m, 폭 3.4m, 길이 7.2m 규모로, 바닥에 배수구가 설치돼 있고 천장에는 쇠고리가 남아 있다. 동굴 벽면의 일정 간격으로 남은 목침 흔적은 군수 자재를 다루던 흔적으로 추정된다.

군수 물자 수송을 위해 추진된 신월리선 철도공사의 흔적도 확인된다. 신월동 동성자동차학원 뒤편부터 넘너리마을까지 약 230m 길이의 ‘넘너리 철도굴’은 입구 석축과 콘크리트 구조가 온전히 보존돼 있으며, 국동남6길 일대 주택 아래에는 당시 중간 정차역 플랫폼 연석이 일부 남아 있기도 하다.

자산공원과 돌산 일대 포대진지는 일제의 침략 흔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유적이다.

자산공원 고사포진지는 콘크리트 포좌 형태로 남해와 여수 시내를 동시에 조준할 수 있도록 배치돼 있다. 돌산 향일암, 계동마을, 금봉리 항대마을 일대에는 동굴 진지와 포대 흔적이 남아 있으며, 일부는 현재 군 초소로 활용 중이다.

여천초등학교 뒷산 능선에는 해군 지하사령부로 추정되는 타원형 지하벙커가 있다. 폭 2.5m, 높이 3m, 길이 약 60m 규모로, 내부에는 환기구, 화장실용 하수구, 발전기 설치 자리가 남아 있어 후방 지휘소 기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근 여수농업기술센터 입구에는 통신용 굴뚝 구조물과 연결된 전신소 벙커도 확인된다.

또한 주삼동 논 한가운데에도 미상의 콘크리트 구조물 1기가 남아 있다. 일부 주민은 이곳을 송수관 또는 야외 목욕시설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용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이들 유적은 대부분 콘크리트로 견고하게 구축돼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나, 보존과 관리 대책은 미흡해 대부분 시설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 글·사진=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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