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사시설 지키려 팠던 방공호 시내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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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사시설 지키려 팠던 방공호 시내 곳곳에
조선인 강제 동원 5개 추정…방치되거나 카페 개조 등 보존 제각각
2025년 03월 31일(월) 00:00
일제가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봉사 방공호
아시아·태평양 전쟁 시기 일본은 목포 시내 곳곳에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동굴을 뚫게 하고 방공호를 만들었다.

자신들의 ‘수탈의 중심지’였던 목포를 사수하고 폭격 등을 피하겠다며 마구잡이로 구멍을 뚫은 것으로, 목포 시내에만 5개의 방공호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옛 목포부청 뒤편에 위치한 방공호(대의동2가 1-5)가 있다. 1937년 이후 한국인 노동자들을 강제 동원해 구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시설은 측면 길이 2.1m, 높이 2.0m(지면~처마)로 M자형 굴을 세로로 겹쳐둔 형태다.

연희네 슈퍼 뒤편 서산동 방공호 입구
건물 뒤편 야산을 굴착해 조성했으며 출입구는 총 3개로 전체 길이는 82m에 달한다. 대체로 2.1m×2.0m의 사각형 형태지만 군데군데 측면을 깊게 판 곳이 있어, 가장 넓은 곳의 폭은 3.3m에 이른다.

내부에는 현재 추모 표지석과 트릭아트, 일제강점기 노동자 석고상 등이 설치돼 있다. 당시 방공호 건설 규정에 해당 건물 바닥 면적의 10분의 1 이상 넓이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있어 내부 구조도 복잡했다.

여러 개 부재로 짜맞춰 지붕이나 교량 등을 도리로 쓰는 ‘트러스’ 구조로, 이를 건축하기 위해 다수 한국인을 강제 징용했다. 주요 관공서(목포부청)에 딸린 방공호였으므로 규정을 준수하고 효율적인 수용을 위해 M자 구조를 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달초 뒤편에 자리한 방공호 내부
유달초 방공호(유달동 8) 또한 1937년 이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이다. 정면 16m, 측면 2.1m 길이이며 출입구 높이 2.25m, 대피공간 2.45m 콘크리트 구조물로 학교 뒤편 축대에 조성됐다.

최근까지도 학생, 민방위훈련 대피 시설로 활용돼 왔으며 내부에 조명과 손전등, 구급상자 등이 구비돼 있었다. 진입로 입구 천장에는 정방형의 환기구까지 뚫려 있다.

비교적 덜 알려진 공간으로 현재 폐쇄 상태인 연희네 슈퍼 뒤편 방공호(서산동)도 있다. 영화 ‘1987’ 촬영지로 여행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연희네 슈퍼 뒤편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는 총길이 31m, 최대폭 2.6m에 달한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으며 이끼가 우거져 습했다.

옛 목포부청 뒤편 대의동 방공호 입구
유달초 인근에 있는 방공호는 조성 당시 일제강점기 유곽 거리가 주변에 위치했기에 일본인들의 대피용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돼 있으며 목포시는 안전 진단 후 재개방을 결정할 계획이다.

유달산 초입 해봉사 입구 지점에 위치한 작은 동굴도 일제 흔적이다. 인근 카페와 연계해 내부에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관광시설로 탈바꿈해 있었다.

이외 복만동 해안로(237번길)에 있는 일제 강점기 대피소로 추정되는 30여m 길이의 동굴은 카페로 개조돼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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