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술·빵…다양한 가공식품 개발로 쌀 소비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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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술·빵…다양한 가공식품 개발로 쌀 소비 촉진
[밥이 진심 밥심이 쌀심 <4>쌀의 변신]
가루쌀 재배면적 전국 40% 달해
해남 기능성 쌀 대표 재배 지역으로
2024년 08월 13일(화) 11:00
전남 쌀을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들. 일부 업체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 억대 소득을 올리고 있다.
#. 해남 해창주조장은 쌀을 원료로 국내 최고가 ‘해창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매년 해남지역 쌀 재배 농가와 계약 재배로 수확한 쌀(40~50억)로 빚은 6도, 9도, 12도, 18도 막걸리는 명품 막걸리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시중 제품보다 고가임에도 주문이 끊이질 않는다. 연매출만 100억원에 이르고 해남 대표 관광명소로도 자리잡으면서 매년 2만 5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 여수지역 두부과자 전문업체인 쿠키아는 오는 8월부터 가루쌀을 활용한 건강식 두부과자를 제작, 시판한다. 지난 2011년부터 콩으로 만든 두부과자를 판매해왔지만 가루쌀 시장 규모를 감안해 전남도농업기술원과 새 제품 개발에 나섰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전남지역 가루쌀의 당 함량이 1.6배 높고 점성이 낮아 가공에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쌀 수요가 해마다 급감하면서 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가공산업을 확대하고 지원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식습관 변화 등으로 감소한 쌀 소비를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 확대를 꾀하는 방식과 기능성·친환경 쌀 재배를 늘리는 형태로 시장을 관리해 나가면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전략이다.

◇가공산업 활성화로 쌀 수요 발굴=12일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전남지역 21개 시·군의 116개 업체가 떡·술·가루쌀·제과제빵·가공밥·곡물가공 등의 가공식품을 만드는 데 매월 8120여t의 쌀을 소비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들 외에도 전남에서는 여수 딸기모찌, 오곡 누룽지차, 양파·고구마떡빵, 해남 고구마빵, 담양 쌀맥주 등 쌀을 원료로 독특한 가공식품을 개발한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잇따르고 있다.

가루쌀의 경우도 전남 17개 시·군(50곳) 재배면적(3264㏊)이 전국 면적(8203㏊)의 40%에 이를 정도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전남도 안팎에서는 이같은 점을 들어 이들 업체가 경쟁력을 갖춰 국내·외 시장에서 수요를 확보한다면 쌀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판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정부도 국내외 쌀 가공식품 시장을 확대해 가공용 쌀 소비량을 2022년 57만t에서 2028년 72만t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는 6조 3000억원(2018년)에서 8조 4000억원(2022년)으로 33.3% 성장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8900만달러에서 1억 8200만달러로 두 배 늘어났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K푸드’ 열풍으로 냉동김밥·떡볶이 등 판매가 급증하고 국내에서도 즉석밥 등 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쌀 가공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를 반영, 올해 초 기본계획과 지원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제 3차(2024~2028)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기본계획은 오는 2028년까지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를 17조원, 수출을 4억 달러(5400억원)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간편 가공 밥·죽 ▲ 도시락·김밥 ▲ 떡볶이 ▲ 냉동 떡 ▲ 쌀 증류주 ▲ 쌀 음료 ▲ 쌀국수 ▲ 혼합 면 ▲ 쌀 빵 ▲ 쌀과자 등을 ‘쌀 가공산업 10대 유망품목’을 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오는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20만t)를 가루 쌀로 전환하는 등 판로 확보에 나서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전남도도 이같은 점을 반영, 올해 4억원을 투입해 쌀 음료·쌀 빵 등 쌀 가공제품 개발 및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데 나서는 한편, 10월에는 3000만원을 들여 ‘전남 쌀을 이용한 전국 쌀 요리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도 농식품부와 공동으로 지역 업체 50곳을 선정해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설 지원(14곳), 제품화 패키지 지원(1곳) 등을 진행중이다. 대한제과협회 광주·전남지회와 연계, 가루쌀 활용 레시피 개발, 제빵 경진대회 등 가루쌀 가공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신규 사업을 발굴해 추진키로 했다.

전남도는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로 전남 쌀의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열린 10대 고품질 브랜드쌀 시상식. <전남도 제공>
◇친환경·기능성 쌀로 차별화=기존 쌀도 고급화·차별화로 변신을 추진중이다. 건강·다이어트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을 들어 영양 및 기능성분을 강화한 고급품종·친환경·기능성 쌀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 수요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전남도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업기술원, 보건환경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등 6개 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명품 쌀로 인식된다.

해남이 대표적인 기능성 쌀도 차별화로 소비자 입맛을 잡고 있다. 해남의 경우 해양심층수의 미네랄을 활용해 유기농 탄소 치유 농법으로 재배한 기능성 ‘항암 쌀’을 재배 중이다. 또 혈압·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가바’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쌀인 가바쌀도 수출 전문용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글로벌 식문화 유입에 따른 변화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품종 쌀로 향미쌀(장립종)도 키우고 있다.

친환경적 쌀 재배에도 공을 쏟고 있다. 전국 친환경 벼 인증 면적의 60%가 전남으로, 이 중 유기농 벼 면적은 전국 면적의 73%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전남 쌀은 여성가족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여성이 뽑은 최고의 명품 대상’ 친환경 쌀 부문에서 올해까지 18년 연속 선정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역 가공업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쌀 가공식품의 개발, 국내·외 판촉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장 성장세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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