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걷는 도시…오감 사로잡는 ‘낭만 항구’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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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걷는 도시…오감 사로잡는 ‘낭만 항구’ 즐겨라
목포 어디까지 가봤니?- <1> 국제해양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목포
길이 3230m 목포해상케이블카
내 발 아래 다도해 파노라마 짜릿
고하도 전망대서 풍광 감상하고
해상 산책로 걸으면 힐링이 절로
목화체험장서 다양한 체험하고
‘사랑의 섬’ 외달도서 풍광 만끽
2023년 06월 12일(월) 18:25
목포 유달산과 바다, 고하도를 만끽할 수 있는 해상 케이블카.
‘대한민국 4대 관광거점도시’인 목포시는 근대역사문화 공간 등 풍부한 역사적 문화자원과 관광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목포 해상 케이블카를 비롯해 고하도 해안 데크, ‘목포 9미’(味), ‘목포 해상 W쇼’ 등은 여행자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가을철 목포에서 열리는 ‘제104회 전국체육대회’(10월 13~19일)를 앞두고 목포의 멋과 맛, 흥 그리고 핫 플레이스를 7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목포해상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고하도와 해상데크 산책로.
발아래 푸른 바다 펼쳐지는 ‘목포 해상케이블카’

만약 여행자들에게 “목포는 □□(이)다!” 묻는다면 빈칸 안에 어떠한 것을 채울까? 대답은 항구, 바다, 노을, 음식, 문화, 예술, 역사 등 다양할 것이다. 그만큼 목포는 다채로운 색깔을 띠는 항구도시이다. 도시 브랜드인 ‘낭만항구’를 비롯해 ‘맛의 도시’, ‘미식(味食) 도시’, ‘시간을 걷는 도시’, ‘대한민국 4대 관광도시’, ‘예향’(藝鄕)이 자연스럽게 목포를 수식한다. 최근에는 관광브랜드 디자인(BI)을 ‘목포랑’으로 확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목포시는 ‘국제 해양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 한다. 목포는 부산(1876년)과 원산(1880년), 인천(1883년)에 이어 1897년 10월 1일 4번째로 개항(開港)한 항구도시이다. 다른 도시와 다른 점은 대한제국에 의한 자주적인 개항이라는 점이다.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목포 여행에 짜릿함을 더해준다. 자동차로 이동하고 두 발로 걷는 것과 또 다른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새처럼 하늘을 날며 유달산과 시가지, 푸른 바다, 다도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해상 케이블카를 탑승할 수 있는 스테이션은 북항(목포시 해양대학로 240)과 고하도(목포시 고하도안길 186)에 마련돼 있다. 케이블카 노선은 북항 스테이션~유달산을 지나 바다를 가로질러 고하도 까지 왕복 운행한다. 전체길이는 3230m로 왕복 40분이 소요된다. 북항과 고하도를 잇는 중간 지점인 유달산 스테이션은 고하도→북항 운행 때만 하차할 수 있다. 캐빈(10인승)은 ‘일반 캐빈’과 밑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으로 구분된다.

‘북항 스테이션’에서 출발하는 캐빈에 올랐다. 여행자는 양 날개를 활짝 펴고 바람결을 따라 하늘을 유유히 나는 한 마리 새가 된다. 나날이 초록이 짙어가는 초록 숲과 줄지어 있는 바위 봉우리를 스칠 듯 비행한다. ‘유달산 스테이션’을 지나며 여행자는 절로 ‘와!’ 탄성을 지른다. 아이맥스 대형 스크린으로도 모두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경관이 눈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왼편부터 오른편으로 빽빽하게 들어찬 목포 시가지와 삼학도, 목포항, 푸른 바다, 고하도가 시야를 압도한다.

유달산을 넘어 하강한 캐빈은 바다를 횡단한다. 바다구간만 820m에 달한다. 등 뒤로 유달산이 멀어지면서 고하도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온다. 고하도는 승천하려는 용을, 목포대교는 날개를 활짝 펼친 백학(白鶴)을 연상시킨다.

고하도 이충무공 유적비가 모셔진 모충각.
충무공 충절과 해상 도보길 힐링… 고하도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내려 능선에 위치한 판옥선 전망대로 향한다. 전망대는 판옥선 여러 척을 겹쳐 놓은 듯한 모양으로 디자인돼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목포대교와 푸른 바다, 유달산 풍광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 19’ 팬데믹 중이던 지난 2020년 10월에 고하도를 ‘2020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한 바 있다.

고하도 내에 6㎞ 길이의 ‘용오름 둘레숲길’과 1.8㎞ 길이의 ‘해상데크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설치된 해상데크는 1080m 길이의 1차분은 2019년 11월에, 길이 738m의 2차분은 2021년 8월에 각각 개통됐다. 1차분 해상데크는 목포대교 방향 용바위 방향, 2차분은 태평양 전쟁 말기에 판 군사용 해안 동굴 방향으로 놓였다. 전망대에서 용머리까지는 1㎞ 거리. 해상 데크를 싸목싸목 걷다보면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해식애(海蝕崖)에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바닷내음, 얼굴을 스치는 바다 바람, 푸르른 바다 빛깔 등 청각과 후각, 촉각, 시각을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고하도는 426년 전인 1597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충무공이 이끄는 조선수군이 106일간 주둔하며 전력을 재정비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명량(울돌목) 해전에서 승리한 충무공은 이곳에 머무르며 전선 40여 척을 새로 건조하는 한편 군량미 수만 석을 비축하고 병사들을 모아 훈련시켰다.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차길로 2㎞ 떨어져 있는 섬 동쪽 끝에 ‘고하도 이 충무공 기념비’(전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가 자리하고 있다. 1722년(경종 2년)에 당시 통제사와 충무공 5대손(이봉상)에 의해 세워졌다. 일제 강점기때 일본인들이 비석에 총을 난사하고 야산에 버렸다고 한다. 광복 후에 목포 시민들이 모금을 해 현재 자리에 모충각(慕忠閣)을 짓고 비석을 다시 세웠다. 비석 재질은 화강암이며, 높이 2.27m×너비 1.12m 규모이다. 바다와 어우러진 수령 500년생 모충각 곰솔 숲에서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는다.(전남도는 2021년 ‘고하도 이 충무공 곰솔 숲’을 1월의 남도 명품 숲으로 선정했다.)

목화체험장.
일제 강점기 고하도에 핀 하얀 꽃, 목화

고하도는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최초의 육지면(미국면) 재배지’라는 아픈 역사도 함께 품고 있다. 일제에 국권을 침탈당한 1904년 목포 주재 일본영사로 부임한 와카마쓰 도사부로(若松兎三郞)가 주도한 고하도 육지면 시험재배가 성공함으로써 전국적으로 대량 보급됐다. 일제강점기에 김과 쌀·소금·목화 생산지이자 집산지였던 목포는 ‘1흑(黑) 3백(白)의 고장’으로 불렸다. ‘목포시사(史)’에 따르면 1920년대 국내 전체 목화 반출량의 70~80%, 1930년대 50% 가량이 목포항을 통해 빠져나갈 정도로 물동량이 증가하며 전국 3대항·6대도시로 발전했다.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머지않은 장소에 ‘목포 목화체험장’이 조성돼 있다. 목화온실과 목화문화관, 목화 놀이터, 이야기 정원, 신비한 목화언덕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일제강점기 목포의 역사와 함께 고하도에서 핀 ‘하얀 꽃’ 목화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목화온실에 들어서면 중앙 화단에 심어진 목화 모종을 볼 수 있다. 안내판에 4월에 파종해 23주후에 하얀 목화솜이 피어나는 목화의 생육과정을 표시해 놓았다. 목화솜에서 실을 자아내는 틀인 물레와 소쿠리, 실타래 등 목화와 관련된 도구도 전시돼 있다.

또한 지난 2020년 8월 환경부 산하 전문 연구기관인 ‘국립 호남권생물자원관’이 고하도에 문을 열었다.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1㎞ 거리. 상설·기획전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야외에는 ‘생태 놀이마당’과 ‘모험 놀이마당’, ‘자연 놀이마당’이 조성돼 있다.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다시 ‘북항 스테이션’으로 돌아가는 길, ‘유달산 스테이션’에 잠시 하차한다. 승강장 옥상에 올라가면 유달산과 삼학도, 시가지, 고하도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러브 박스’에는 수많은 하트모양 메모가 걸려있다. 건강, 사랑, 행복, 감사…. 목포 여행자들의 꾸밈없는 소망에 공감한다. 서녘 하늘이 붉게 물드는 ‘매직 아워’때 케이블카에 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노을은 자연이 목포 여행자들에게 주는 러브 레터가 아닐까.

이와 함께 목포에는 고하도 외에도 ‘사랑의 섬’ 외달도가 여행자의 발길을 이끈다. 섬 이름은 외롭게 떨어져 있어 ‘외로운 달동네’라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밖다리’라고도 부른다. 뱃길로 6㎞ 떨어져 있다. 목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면 달리도와 율도를 경유해 50분이 소요된다. 수려한 자연경관, 청정바다와 함께 바닷물을 끌어 조성한 인공풀장인 ‘해수풀장’, 해안 산책데크, 사랑의 하트 포토존 등 여름철 휴양하기에 좋은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특히 한옥민박과 마을민박을 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의 ‘전국에서 휴양하기 좋은 섬 베스트 30’(2008년)과 전남도의 ‘2023년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대상지’로 각각 선정됐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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