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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산림경영 인프라 확충해야-박영길 영암 국유림관리소장
2021년 11월 22일(월) 23:10
박영길 영암 국유림관리소장
지금도 강원도 삼척 지방에는 옛날 큰 소나무를 베어 도끼로 다듬고 운반할 때 여러 사람이 모여 부르던 ‘목도꾼 소리’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나무를 운반하면서 부르던 이 노동요는 소리꾼의 선창에 따라 나머지는 후창을 하면서 큰 나무를 오로지 어깨에 메고 인력으로 운반했다.

“여러분네 일심동역 앉았다가 일어서며 고부랑곱신 당겨 주오. 낭그(나무)는 크고 사람은 적다. 엿차소리 낭기(나무)간다. 마읍골에 낭기간다. 한치두치 지나가도 태산준령 넘어간다.” “허여차(허여) 허여차(허여) 허여헝(허여) 허여헝(허여) 어 놓고(여 놓고) 허이 요(허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목도꾼들의 애환이 느껴진다. 목도는 보통 길이가 2m, 직경이 12㎝ 정도되는 나무를 깎아 목도채를 만들어 사람의 힘으로 나무를 목도줄에 걸어 양쪽에서 메고 옮기는 방법이다. 체격이 비슷한 목도꾼 두 명씩 네 명이 두 개 조를 이루어 통나무의 앞뒤에서 메어 옮기는 작업으로 목도질을 할 때에는 반드시 ‘목도 소리’를 했다. 도로도 없는 산에서 무거운 나무를 메고 내려온다는 것은 노동 중에서도 상 노동이다.

이렇게 운반한 나무는 다시 떼를 만들어 물길을 이용해 위험한 수로로 이동을 해야 한다. 우리가 많은 돈을 벌 때 ‘떼돈 번다’고 하는데 떼는 목욕탕 세신(洗身)사들이 때를 밀어 돈을 번다는 의미가 아니라, 뗏목을 만들어 나무를 이동하는 일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운반이 무사하게 완료되기만 하면 많은 돈을 번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이렇게 이동한 목재는 한양 궁궐의 기둥으로 쓰이기도 하고, 중요한 건물을 짓는 핵심 목재로 활용되었다. 도로가 없는 산꼭대기에서 목도로 나무를 끌어내리는 어려움과 수로를 이용한 위험한 목재 운반은 지금은 인력이 없어 어려운 형편이다.

현대 사회에서 목재는 건축자재 뿐만 아니라 종이, 가구용품, 표고자목, 펠릿 연료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생필품이다. 우리나라 목재 자급율이 16%에 그치는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등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목재 수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국산 목재의 안정적인 공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목재 생산을 위해서는 과거와 같이 목도나 수로 운반 등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임목 생산 장비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반드시 임도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은 임업 선진국에 비해 임도나 임목 생산 장비가 부족한 형편이다.

얼마 전 완도 생일도에 다녀왔다. 임도가 산을 가로질러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도로로 활용되고 있었다. 주민들이나 관광객들도 애용하고 있었다. 주변에 조경수를 많이 심고 경관이 좋은 곳에는 전망대나 쉼터를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특색 있게 활용하고 있었다. 임도는 산림경영을 위한 역할, 마을을 이어주는 도로 역할뿐만 아니라 산악마라톤·산악승마·산악스키 등 다양한 산림 레포츠를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산불 진화 시 현장 진입에도 반드시 필요하며 때로는 산불의 확산을 막는 방화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즘 전 세계적인 관심은 탄소중립과 친환경적인 산림 사업이다. 지금처럼 농촌 인구가 줄고 특히 산림 사업을 할 만한 젊은 인력이 없는 시기에 친환경적인 임업 경영을 위해서는 산림 훼손이 적은 임업 기계 장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장비가 산림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임도 확대와 임업 기계화가 빨리 이루어져 친환경적인 산림경영과 목재 생산의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