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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설도마을] 계절마다 신선한 수산물·…추억이 머무는 마을
새우·꽃게·민어·병어·참숭어…
수산물 판매센터서 관광객 맞이
숙성부터 가공·판매까지
설도젓갈타운 어민 소득 기여
안강제 주변 산책로·전망대 조성
인공섬 계획…해양레저형 마을로
2021년 07월 24일(토) 04:00
영광군 염산면에 위치한 조그마한 어촌인 설도마을은 설도항을 중심으로 수산물을 잡아 팔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어선으로 함평과 무안, 영광의 바다가 하나로 이루어진 함평만과 영광 서쪽의 칠산바다까지 나가 고기와 새우를 잡는다. 봄부터 가을까지 잡아들인 새우는 인근 염산 염전의 소금을 이용해 젓갈을 담근다. 밀도가 굵고 염도가 낮은 영광 천일염은 최고의 젓갈을 만들어낸다. 설도항 뒷편에 자리한 젓갈타운에서 사시사철 싱싱한 젓갈을 만날 수 있다.

꽃게, 민어, 병어, 덕자, 참숭어 등 다양한 수산물들이 계절마다 종류만 달리해 잡히고 있다. 인근 법성포나 송도 어판장으로 직행하기도 하고 서해안고속도로와 인접한 마을의 특성답게 가격대가 맞는다면 전국 어느 위판장으로든 달려가 제가격을 받는다. 설도항 바로 앞에는 어민들이 잡은 수산물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작은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마치 ‘정육점 내 식당’처럼 갓 잡은 생선이나 낙지는 회로 즐기고, 패류는 익혀 쪄낸 것을 먹을 수 있다. 가격 역시 저렴할 수밖에 없다.

어촌계장인 남편 김광욱씨의 재산목록 1호 ‘신영호’의 이름을 따 신영수산을 운영중인 김경임(58)씨. 그녀는 “날 더운 지금 딱 먹어야 할 것이 민어와 덕자”라며 “설도항에 나오셔서 몸보신도 하고 맛도 즐기시면 무더운 기운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을 넘어서면 보리새우와 낙지를 즐길 수 있다.

설도항에서는 건어물도 살 수 있다. 영광 칠산바다의 바닷바람에 말린 생선의 맛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다. 어민들은 위생적으로 이 건어물을 포장해 어촌계 직거래장터인 바이씨에 판매하기 위해 고민중이다.

김경상(56) 월봉어촌계 간사는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6차 산업화로 나아가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며 “외지인들이 걱정없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포장 건어물 세트를 구상중”이라고 설명했다.

설도항 뒷편에는 숙성부터 가공, 판매까지 가능한 설도젓갈타운이 있다. 김장철이면 젓갈을 찾는 이들로 크게 붐벼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새우젓, 밴댕이젓, 황석어젓 등은 직접 앞바다에서 잡아 젓갈을 담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에서 들여와 영광 천일염으로 숙성시키고 있다.

싱싱한 원물, 건어물, 젓갈까지 수산물을 종류별로 즐길 수 있는 설도항은 그러나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기반시설 등이 미흡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두우리 갯벌이나 백수해안도로, 칠산타워 등 영광 곳곳이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는 반면 설도항과 설도마을은 머물며 소비하는 곳이 아닌 ‘지나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위기에서 설도마을은 바다를 터전으로 단순히 고기를 잡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보다 고차원으로 가공하고, 편의성을 높여 소득을 창출하는 관광친화형, 해양레저형 마을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마을 인근의 석호습지인 안강제에 관광객들을 위한 휴양공간을 만들 생각이다. 안강제 주변의 갈대밭을 적극 활용해 생태 환경과 조화를 이룬 산책로와 낚시터, 노을전망대, 체육공원 등을 조성하고, 안강 수면 위에 수상 골프연습장이나 생태 체험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하는 ‘인공섬’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설도를 찾는 이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관광기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오토 캠핑장을 조성해 수산물센터·젓갈타운과 연계해 수산물들과 젓갈류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등 홍보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설도에서 나는 수산물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체험 전시관을 지어 자라나는 아이들의 학습장소로 활용할 방침이다. 영광의 질 좋은 갯벌을 이용해 체험길과 해안선을 따라 거닐 수 있는 데크로 꾸며진 산책로 조성, 염산의 염전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 등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또 현재 포구 앞에 무질서한 주차장 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이를 확장해 외지 관광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주민들의 복지와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다목적커뮤니티센터와 공동작업장을 만들고 기존 마을회관 리모델링 사업 등도 현안에 포함돼 있다.

주민 최종천(65)씨는 “영광만이 아니라 전라도를 대표할만한 관광지로 손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맞는 시설들을 갖추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며 “외지인들이 더 자주 찾고, 주민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지자체의 지원과 주민들의 단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진수 광주일보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