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녹인 조용한 응원전 속 ‘차분한 수능’
엘리베이터 갇히고 수험장 착각하고…지각생 수송 지원 총력
학부모들 인근 사찰서 기도…두통 호소 안타까운 시험 포기도
학부모들 인근 사찰서 기도…두통 호소 안타까운 시험 포기도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지난해 ‘스쿨 미투’에 이어 올해엔 시험문제 유출 등으로 대혼란을 겪었던 광주지역 고교들은 예년과 달리 과도한 응원을 자제하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수능생을 격려했다.
특히 지난 7월 시험문제 유출 사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고려고등학교 수험생들이 집중 배치된 수험장은 이들을 격려하는 교사나 응원하는 후배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차분한 수험장 분위기와는 달리 올 수능에서도 시험장을 착각해 다른 수험장으로 간 학생부터 건강 등을 이유로 중도에 시험을 포기하는 학생 등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졌다.
수능일인 14일 오전 7시 30분께 찾은 광주시 북구 동신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학교 후배와 교사, 학부모 등 6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후배들은 ‘수능도 능수능란’, ‘만점길만 걷자’, ‘자신의 능력을 믿으세요’ 등 재치있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른 아침부터 선배들을 응원했다.
다만 예년처럼 응원가 부르기나 응원구호 외치기 등 과도한 응원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정성현(금호고 1년)군은 “선배들이 이날 하루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을 잘 알기에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격한 응원전은 선배들의 컨디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격려성 문구가 담긴 피켓 흔들기 등 조용한 응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광주시 서구 광덕고 앞에서 만난 공군 제1전투비행단 소속 문재윤(23) 상병은 “말년 병장으로 수능에 도전한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휴가를 썼다”며 “네번째 수능을 치르는 친구가 이번에는 대박을 터트려 의대에 꼭 합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는 동안 학부모들은 인근 사찰 등을 찾아 자녀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를 기원했다.
이날 오전 광주시 서구 무각사에는 수험생을 둔 30여 명의 학부모들이 수험표, 수능 기도 발원문, 자녀의 사진이 담긴 수첩을 앞에 두고 절을 하거나 기도문을 읽었다. 정미경(여·50·광주시 서구 치평동)씨는 “연차를 내고 아들을 수험장인 동성고에 데려다준 뒤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왔다”며 “시험시간이 끝날 때까지 아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지각하거나 수험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 등을 대상으로 한 수송지원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광주지방경찰에 따르면 수능 당일 수험생 14명의 수험장 입실을 지원했다. 광주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전 8시10분까지 수능 관련 총 13건의 도움 요청을 받았다. 이중 지각 수험생 이송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험장 착오 수험생 이송 2건, 수험표 찾아주기 1건 등이다.
이날 남구 진월동 동성고로 가야 하는 한 진모(19)군은 북구 두암동 동신고로 잘못 입실해 마감 9분을 남겨 놓고 효덕 112 순찰차량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또 수험장을 착각해 여학생 시험장에서 수능을 보는 남학생도 있었다. 광산구 장덕고에서 응시해야 하는 한 수험생은 시험장을 착각해 자신이 다니던 학교로 갔고, 별실에서 2교시(수학)까지 치른 뒤 점심시간 때 장덕고로 되돌아갔다.
남구 진월동 한 아파트에선 이날 오전 7시20분께 엘리베이터에 수험생 김모(19)양이 갇혔다가 긴급 출동한 소방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김양은 신고 15여 분만인 오전 7시 35분께 구조 후 구급차를 타고 인근 남구 방림동 설월여고에 무사히 입실했다.
서구 쌍촌동 상일여고에선 시험을 보던 한 수험생이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두통 등을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 수험생은 병원에서도 시력이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시험을 포기했다.
광산구 보문고에선 시험을 보던 한 수험생이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실 치료를 받은 뒤 무사히 시험을 마무리 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특히 지난 7월 시험문제 유출 사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고려고등학교 수험생들이 집중 배치된 수험장은 이들을 격려하는 교사나 응원하는 후배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수능일인 14일 오전 7시 30분께 찾은 광주시 북구 동신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학교 후배와 교사, 학부모 등 6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후배들은 ‘수능도 능수능란’, ‘만점길만 걷자’, ‘자신의 능력을 믿으세요’ 등 재치있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른 아침부터 선배들을 응원했다.
정성현(금호고 1년)군은 “선배들이 이날 하루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을 잘 알기에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격한 응원전은 선배들의 컨디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격려성 문구가 담긴 피켓 흔들기 등 조용한 응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광주시 서구 광덕고 앞에서 만난 공군 제1전투비행단 소속 문재윤(23) 상병은 “말년 병장으로 수능에 도전한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휴가를 썼다”며 “네번째 수능을 치르는 친구가 이번에는 대박을 터트려 의대에 꼭 합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는 동안 학부모들은 인근 사찰 등을 찾아 자녀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를 기원했다.
이날 오전 광주시 서구 무각사에는 수험생을 둔 30여 명의 학부모들이 수험표, 수능 기도 발원문, 자녀의 사진이 담긴 수첩을 앞에 두고 절을 하거나 기도문을 읽었다. 정미경(여·50·광주시 서구 치평동)씨는 “연차를 내고 아들을 수험장인 동성고에 데려다준 뒤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왔다”며 “시험시간이 끝날 때까지 아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지각하거나 수험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 등을 대상으로 한 수송지원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광주지방경찰에 따르면 수능 당일 수험생 14명의 수험장 입실을 지원했다. 광주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전 8시10분까지 수능 관련 총 13건의 도움 요청을 받았다. 이중 지각 수험생 이송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험장 착오 수험생 이송 2건, 수험표 찾아주기 1건 등이다.
이날 남구 진월동 동성고로 가야 하는 한 진모(19)군은 북구 두암동 동신고로 잘못 입실해 마감 9분을 남겨 놓고 효덕 112 순찰차량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또 수험장을 착각해 여학생 시험장에서 수능을 보는 남학생도 있었다. 광산구 장덕고에서 응시해야 하는 한 수험생은 시험장을 착각해 자신이 다니던 학교로 갔고, 별실에서 2교시(수학)까지 치른 뒤 점심시간 때 장덕고로 되돌아갔다.
남구 진월동 한 아파트에선 이날 오전 7시20분께 엘리베이터에 수험생 김모(19)양이 갇혔다가 긴급 출동한 소방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김양은 신고 15여 분만인 오전 7시 35분께 구조 후 구급차를 타고 인근 남구 방림동 설월여고에 무사히 입실했다.
서구 쌍촌동 상일여고에선 시험을 보던 한 수험생이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두통 등을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 수험생은 병원에서도 시력이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시험을 포기했다.
광산구 보문고에선 시험을 보던 한 수험생이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실 치료를 받은 뒤 무사히 시험을 마무리 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