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성 ‘가족 그림’에 담긴 따뜻한 위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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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성 ‘가족 그림’에 담긴 따뜻한 위로 메시지
‘황영성 추모기획전’ 13일~3월31일
미공개 작 ‘살구나무 가족’ 등 81점 전시
13일 무각사 법당서 추모제
2026년 02월 10일(화) 19:45
황영성 화백 49재일을 맞아 오는 13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추모기획전(3월 31일까지)이 열린다. 전면에 보이는 작품은 ‘반야심경-가족이야기’, 오른쪽은 대형 작품 ‘반야심경’.
봄꽃 하면 대부분 매화, 벚꽃, 진달래, 개나리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봄이면 남도 산하 어디에서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꽃의 범주에 빼놓으면 서운한 꽃이 있다. 바로 살구꽃이다. 3월 중순 무렵 피어나는 살구꽃은 강렬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꾸밈이 없는 소박한 미와도 다소 결이 다르다.

연분홍 꽃잎의 은은한 향기와 함초롬한 자태는 살구꽃이 지닌 매력이다. 여느 꽃과 비교할 수 없는 매혹의 미, 특히 무리지어 활짝 핀 모습은 꽃구름을 연상케 한다.

고(故) 황영성 화백의 그림 ‘살구나무가족’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생전의 황 화백은 살구꽃이 환하게 하늘을 밝힌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누구든 살구꽃 그늘 아래 있으면 봄의 이미지와 향기를 다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살구꽃이 분분히 흩날리는 봄날, 어른들과 아이들 그리고 소, 호랑이, 새들이 경계없이 어우러지는 대동세상은 ‘극락’ 그 자체다.

‘살구나무가족’
황 화백의 ‘살구나무가족’을 비롯해 미공개 작품 등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상무지구 무각사(주지 청학) 로터스갤러리 1전시실에서 오는 13일부터 3월 31일까지 펼쳐지는 ‘황영성 추모기획전’.(전시 오픈과 맞물려 추모제가 13일 11시 무각사 법당에서 열린다.)

그동안 시설 보수로 휴관상태였지만 재개관과 맞물려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황 화백의 49재일을 맞아 열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생전 무각사와 깊은 인연을 맺었던 황 작가를 추모하고 기리자는 취지로, 우주적으로 확장된 ‘가족’이라는 범주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뜻도 담겨 있다.

청학 주지스님은 “생전에 베풀어주신 공덕에 감사함을 전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며 “황 화백이 평생을 추구해온 ‘가족’이라는 메시지가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85세를 일기로 별세한 황영성 전 조선대 명예교수는 생명공동체 ‘가족’을 추구했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였다.

1941년 강원도 철원 출신의 황 화백은 6·25 전쟁 무렵 남으로 내려와 광주에 정착했다. 평생 ‘가족’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게했던 이산의 아픔었지만 궁극적으로 창작의 동인이 됐다. 조선대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황 화백은 모교인 조선대미술대학에서 학장과 부총장을 역임했으며, 퇴임 후 광주시립미술관장을 지냈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반야심경 가족이야기’ 71점을 비롯해 ‘살구나무가족’, ‘붉은원숭이년’, ‘가족이야기’(2012), ‘무술 年’ 등 모두 81점이 포함돼 있다. 또한 무각사 설법전에 봉안된 ‘천수천안관음보살도’, 수안당에 봉안된 ‘반야심경’도 볼 수 있다. 이들 작품은 모두 황 화백의 무각사와의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그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천수천안관음보살도’
황 화백은 생전에 ‘천수천안관음보살도’와 ‘반야심경’을 그려 무각사에 기증할 만큼 깊은 인연을 맺었다. 평소에도 자주 들러 청학 주지스님과 담소를 나누고 창작 등과 관련 소통을 했다.

지난 2021년에는 무각사에서 ‘소와 가족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를 연 바 있다. 당시 ‘소의 해’를 맞아 기획된 전시는 200호 대작부터 4호 크기의 소품까지 80여 점이 출품돼 호평을 얻었다.

이번 추모전에서도 고인이 60여 년 화업에서 일관되게 추구해왔던 ‘가족’이 전하는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 ‘삼라만상 천지만물’을 품은 생명공동체라는 주제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가족’의 범주를 확장시키는 지혜를 각성하게 한다.

한편 무각사는 최근 ‘5000일 기도’를 회향했다. 청학 스님은 “지난 2월 7일은 신도님들과 함께한 금강경 독송 5000일 기도를 회향하는 뜻 깊은 날이었다. 되돌아보면 무각사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부처님 은혜로 이루어졌다. 이 모두가 금강경 독송 공덕”이라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금강경 수지독송 공덕은 불가사의하다는 말씀 가슴 깊이 와닿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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