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은 광주 일자리의 희망 - 김일태 전남대 석좌교수
  전체메뉴
GGM은 광주 일자리의 희망 - 김일태 전남대 석좌교수
2025년 09월 08일(월) 00:00
트럼프 2기는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자동차를 둘러싼 수출 환경은 더욱 험난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관세 사태는 우리 지역경제와 지역의 미래 산업 전략에도 중대한 시사점과 함께 정부, 지자체, 기업, 노동자 간 상생을 돌아볼 성찰의 계기를 준다.

여기에다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의 불황, 금호타이어 화재로 인한 종업원들의 반강제적 휴업, 광주지역 전자산업과 건설업의 동반 부진 등 어려움이 겹겹이 쌓여 있다. 이런 힘든 여건에서도 희망의 불빛을 밝히고 있는 곳이 광주에 있다. 바로 대한민국 제1호 상생형 일자리 기업, 광주글로벌모터스(GGM)다. GGM은 광주시민의 힘겨운 노력과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2021년 탄생했고, 지난 6일 현대자동차 경형 SUV ‘캐스퍼’의 누적 생산 20만대를 돌파했다.

GGM의 설립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광주는 오랫동안 청년 일자리 부족으로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지역 주력산업은 모기업의 부도와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 등으로 공동화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2019년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체결은 지역사회가 함께 땀 흘려 만들어낸 사회적 결실이었다.

협정서는 GGM이 탄생할 수 있었던 근본적 기반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다. 이를 외면하는 것은 곧 광주의 상생 가치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노사상생발전협정서의 ‘누적 생산 35만대까지 노사 동수로 구성된 상생협의회에서 모든 사안을 논의한다’는 조항은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사회통합형 새로운 일자리 모델의 핵심 요소다. GGM은 차량 설계·개발·재고·판매를 2대 주주 현대차가 맡고, GGM은 생산만을 담당하는 독특한 OEM 구조로 운영된다. 사회적 합의가 충실히 지켜질 때 유지될 수 있는 정교한 협력 시스템이다.

그동안 GGM은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성장해 왔다. 2021년 휘발유 차량 생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전기차에 이어 10월 수출차 생산까지 진행하며 명실상부한 자동차 공장의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노조는 주요 현안을 상생협의회라는 틀에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대타협의 약속인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어기며 반복적인 파업과 과격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광주시노사민정협의회에서 권고한 ‘GGM 갈등 해결을 위한 조정·중재안’의 수용을 거부했다. 심지어 경영진의 고유 권한에 대한 간섭과 시설물 파손까지 이어진 행위는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고 GGM 설립의 가치를 뿌리째 흔들고 있으며 광주 시민의 상생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

지금 세계 자동차업계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생산과 글로벌 무역 장벽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광주시민들은 GGM이 지역 청년들이 고향에서 일할 수 있는 소중한 일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누적 생산 35만대는 머지않았다. 노조는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고 광주형 일자리의 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로 합의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추가 물량과 신차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GGM의 의무이자 성장의 동력이다.

이제라도 노조는 광주시노사민정협의회의 조정·중재안을 받아들여 35만대까지 노사가 손을 맞잡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시도 산업 평화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실질적 1대 주주로서 GGM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시민과 시민단체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끊임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야 한다.

필자는 미국의 앨라배마 몽고메리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기아차 공장, 멕시코 몬테레이의 자동차 산업 현장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미국과 멕시코가 제시한 유리한 건설 조건과 낮은 인건비·운송비, 안정적인 노사 관계, 일자리를 자랑스럽게 말하는 노동자들의 만족도 등으로 세계 굴지의 자동차 공장들이 모여들고 있다. 경쟁국과 비교해 생산·판매 조건이 열악한 환경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노사 상생만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제는 노사가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 정신으로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GGM은 광주에서 하나의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일자리로 청년에게 꿈을 주고 지역 경제에 숨을 불어넣는 소중한 희망 그 자체다. 그 희망이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노사 모두가 ‘상생’이라는 약속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는 상생 속에 있으며 그 길만이 GGM과 광주를 살리는 길이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