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누가 되든 ‘반탄 지도부’… 與 ‘협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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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누가 되든 ‘반탄 지도부’… 與 ‘협치 시험대’
전당대회 과반 득표 없어…김문수 vs 장동혁 26일 결선 투표
與 정청래 대표 ‘반탄파’ 악수 거부 방침…정국 ‘새 변수’ 부상
2025년 08월 24일(일) 20:20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의 양자 대결로 압축되면서 여야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두 후보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반탄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김 전 장관은 ‘통합’을, 장 의원은 ‘쇄신’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고수해온 ‘악수 거부’ 방침이 이들과의 관계 설정에서 어떻게 작동할지가 협치 국면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청래 대표가 협치의 문을 열지, 아니면 악수 거부를 이어갈지가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지난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결선 진출자를 확정했다.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후보 가운데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이 최종 무대에 올랐다.

다만 1·2위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당규에 따라 26일 결선 투표에서 최종 당 대표가 가려진다.

결선 직후 김 전 장관은 “당은 전례 없는 위기 속에 있다”며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단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장 의원은 “제가 결선에 오른 것은 당원들이 만들어준 기적”이라며 “분열을 안고 갈 것인가, 내부 총질 세력을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형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 김 전 장관과 강경 쇄신론을 앞세운 장 의원의 대비가 결선 국면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정 대표의 ‘악수 딜레마’가 깊어지게 됐다. 정 대표는 당 대표 취임 당시 “내란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이는 악수하지 않겠다”며 국민의힘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강경 노선을 천명했다.

실제 취임 인사차 야당을 예방할 때 국민의힘을 ‘패싱’했고,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서도 옆자리에 앉은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문수·장동혁 두 후보 모두 ‘반탄파’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여야 대표 간 첫 만남에서 정 대표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정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대표의 강경 기조는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거대 집권여당 대표가 제1야당을 전면 거부할 경우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통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제1야당을 계속 무시할 경우, 협치 진정성에 대한 야당의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해 ‘독주 프레임’을 씌우는 국면에서 정 대표의 악수 거부가 ‘불통과 독선 이미지’와 겹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변화의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원조 친명계 김영진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전쟁 중 협상한다”며 “국민의힘이 여러 문제를 안고 있지만 국회 파트너로서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로 인사들도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며 협치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도 정 대표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정 대표 역시 광복절 전날 페이스북에 “국가 행사라 불가피한 경우 의례적 악수는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상황에 따라 태도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강경 지지층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냥’ 악수를 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그의 고민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물꼬를 틀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통령이 미국·일본 순방 뒤 여야 대표를 불러 성과 보고 및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면, 자연스럽게 첫 악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야당 대표와의 정치 이벤트도 순방 이후 계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김문수·장동혁 두 후보 중 누가 되든 대화가 쉽진 않겠지만, 여당 대표가 먼저 물꼬를 트는 제스처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은 23일 마지막 방송 토론을 거쳐 24~25일 책임당원 모바일·ARS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결선 투표 결과는 26일 발표되며, 새 대표는 곧바로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과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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