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 공감’ 기고 <3> 선거, 권리를 지키는 성숙한 시민사회의 축제 - 박홍철 광주소비자연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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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선거 공감’ 기고 <3> 선거, 권리를 지키는 성숙한 시민사회의 축제 - 박홍철 광주소비자연맹 부회장
2025년 05월 16일(금) 00:00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결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해방 이후의 혼란, 군사독재와 민주화 운동이라는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거쳐 시민들은 스스로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는데 힘겹게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특히 광주와 전남 지역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더 큰 희생과 헌신을 감내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들의 용기와 결단은 우리나라가 국민주권 시대를 맞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광주·전남 지역은 지금도 민주시민의식이 가장 모범적으로 자리 잡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픈 역사를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승화시키며 선거 참여와 공동체 연대의식 등에서 높은 시민 참여와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 속에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위기, 사회적 양극화, 기후변화, 고령화, 청년층의 고용 불안 등 복합적 위기와 과제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정부나 특정 집단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바로 시민 개개인과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 그리고 시민사회의 역할이 위기 대응과 사회 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방역, 기부, 자원봉사, 지역경제 살리기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시민들은 스스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이처럼 공동체적 가치와 시민의 연대의식은 우리 사회의 위기를 버텨낸 원동력이 되었고 앞으로도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오는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는 이러한 시민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권리를 행사할 소중한 기회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의 유세차와 군중 유세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SNS, 유튜브, 개인 방송 채널 등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제 유권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과 PC로 후보자들의 메시지와 공약을 확인할 수 있고 댓글, 공유, 좋아요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선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변화는 선거 참여의 장벽을 낮추었고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정치적 토론과 의견 교환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선거가 특정 집단의 독점적 행사가 아닌 국민 모두가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공동체적 축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어 보인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가 창의적이고 참신한 방식으로 캠페인을 펼치고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하나의 축제처럼 즐기며 참여하는 새로운 흐름이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선거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선거는 단순한 인기투표나 감정적 선택의 과정이 아니다. 선거는 내가 선택한 후보를 통해 내가 원하는 세상,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투영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소중한 기회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인물, 정책, 사회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이 과정은 고통스럽고 피곤한 숙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 그리고 함께사는 공동체를 직접 완성해가는 즐거운 여정이어야 한다. 자신의 선택이 공동체 전체의 삶과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고 그 의미를 음미하며 참여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 시민의 자세다.

선거는 치열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가운데 토론과 비판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통해 공동체의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가 실현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성숙한 민주사회의 기본이며 공동체 구성원 모두는 이러한 문화 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여야만 한다.

당선자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도 동등하게 존중해야 하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의 절제와 균형있는 사용으로 협치와 소통을 이끌어내고,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책임 있는 권력 행사를 해야 한다.

다가오는 6월 3일의 조기 대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유권자 모두가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자신이 바라는 세상에 대한 책임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 나의 한 표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민주주의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실천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선거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존중받으며 모두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민주주의 축제의 장으로 대한민국의 선거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시민사회와 시민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그 시작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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