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구 유출 증가 대응, 청년 여성 삶에서 찾아야- 김경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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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인구 유출 증가 대응, 청년 여성 삶에서 찾아야- 김경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
2025년 05월 09일(금) 00:00
최근 광주시는 청년인구 유출 증가와 출생율 감소라는 이중의 인구 위기에 직면해 있다. 광주 지역 청년 순유출 비율을 살펴보면 2021년 43%에서 2023년 71%로 급격히 상승하였다. 2024년 기준, 광주 청년인구는 약 38만명으로 매년 약 1만명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광주 지역 합계출산율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2021년 0.89명에서 2023년에는 0.70명으로 하락하였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로 서울(0.58명), 부산(0.6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출산율이다. 특히 2023년 광주의 조출생율은 인구 1000명당 4.3명으로, 전년 대비 0.9명 감소하여 전국 최고 감소율을 보였다. 광주시의 다양한 정책적 노력으로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청년 인구 유출 증가와 저출생 문제는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것으로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 지역 청년들의 삶을, 특히 출산의 주체인 청년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먼저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결혼을 의무이자 당위로 여겼다면 현재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청년 여성들은 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대 여성 중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008년 52.9%에서 2022년 27.5%로 급감하였다.

또한 전통적 가족 개념인 결혼과 출산을 매개로 한 혈연 중심의 가족만이 정상적인 가족이라는 인식이 약화되고 있다. 비혼모, 비혼 동거, 1인가구, 비혈연 가족 등이 등장하고 있고 문화적 수용력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가족 구성원 간의 희생과 강압이 아닌 평등과 자율을 지향한다.

청년 여성들이 결혼과 전통적 의미의 가족 구성을 기피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요인에 있다. 고용 불안정, 성별 임금격차, 치솟는 주거비용, 육아에 대한 부담 등은 결혼 후 삶에 대한 불안감을 높인다. 게다가 여전히 가사와 육아의 책임이 여성에게 전가되는 현실은 이중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한 가정폭력, 교제폭력, 이별폭력 등 여성 인권 문제 역시 청년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이 된다.

때문에 정부 및 지자체 정책은 ‘결혼=출산=정상가족’이라는 정책적 기조를 넘어서서 개인의 삶의 다양성과 가족 형태의 다변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결혼 및 가족 정책의 재정비, 성 평등한 사회구조 마련, 다양한 가족 형태 인정 및 법적 보호 강화, 청년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 및 복지, 인권 정책 확충 등이 필요한 것이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올해 20~30대 청년 여성들의 안정적인 지역 정주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요인은 다양하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 낮은 임금 수준, 교육과 경력개발 기회의 차이, 문화 및 사회적 인프라의 불균형, 주거와 정주 여건 열악 등을 들 수 있다. 가장 큰 요인은 학업과 취업, 정주 여건이다. 정주 여건 중에는 육아와 돌봄 인프라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광주 지역 청년들이 광주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며 주거, 육아와 돌봄의 어려움이 없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지역으로 돌아올 것이다.

청년인구 유출율을 줄이고 합계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인 단순한 인구 통계 대응이나 성인지적 접근 없이 구조적 불평등을 묵인하고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여기는 정책적 전략은 해답이 될 수 없다.

청년들이 광주에서 희망을 찾고 광주에서 살고 싶은 이유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청년 삶의 전반을 고려한 종합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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