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확장의 콘텐츠 ‘웹소설’ - 민성문 광주대 문예창작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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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확장의 콘텐츠 ‘웹소설’ - 민성문 광주대 문예창작과 3학년
2025년 03월 10일(월) 21:30
2025년 1월 24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공개되었다. 동명의 웹소설 ‘중증외상센터:골든 아워’는 웹소설 독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충분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으며 웹툰으로도 제작되어 큰 호응을 얻은 이력이 있었다. 이는 비단 ‘중증외상센터’만의 독특한 성과는 아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등. 지난 몇 년간 웹소설 IP를 활용한 여러 형식의 콘텐츠 제작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웹소설의 ‘웹툰화’는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 형태로 ‘노블코믹스’라는 용어로 지칭되기도 한다. 올해에는 웹소설계의 초대박 흥행작 ‘전지적 독자 시점’이 극장 개봉 소식을 알리며 웹소설의 IP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기존 콘텐츠 소비 시장으로 그 영향력을 뻗고 있는 웹소설, 이 글을 통해 몇 년째 급부상 중인 신흥 콘텐츠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웹소설은 웹상의 ‘웹소설 플랫폼’에 연재되는 소설이다. 작가들은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문피아, 노벨피아, 리디와 같은 웹소설 플랫폼에 창작한 원고(1편당 4500~5500자 정도)를 주기적으로 연재한다. 하루에 한 편을 연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필수는 아니다. 소설 연재가 시작되면 무료 연재 기간을 거친 뒤 ‘유료화’에 돌입한다. 모든 작품이 유료화되는 것은 아닌 만큼 웹소설의 연재부터 완결까지의 여정은 이미 험난한 시련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신인 작가부터 기성 작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새로운 작품을 출시할 때마다 겪는 창작의 고통이다.

여성향 웹소설의 경우엔 100화가 넘지 않는 분량으로도 많이 연재되지만 남성향 웹소설의 경우에는 2025년 기준으로는 200화 이상 연재 이후 완결을 내는 것이 이상적이다. 앞서 언급한 ‘재벌집 막내아들’이 총 326화, ‘중증외상센터:골든 아워’가 총 1120화, 그리고 전지적 독자 시점의 본편이 551화 완결인 걸 보면 200화 완결도 짧아 보일 지경이다. 하루 한 편 1화 분량의 원고가 매일 연재된다고 생각하면 한 작품의 시작과 끝은 최소 반년이며 1000화 이상을 넘어가는 작품들의 경우 몇 년 동안 이야기가 진행되는 셈이다. 연재를 시작한 웹소설 작가는 ‘초장거리 레이스’를 달리는 마라토너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장편 연재의 과정에서 웹소설의 1화 분량 속 서사는 짧고 가벼우며 읽기 쉽게 쓰이도록 진화해 왔다. 웹소설은 기본적으로 ‘수익성’을 추구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독자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며 바쁜 일상에서 간단히 소비할 수 있는 형태를 원한다. 그렇기에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독자들의 독서 경험을 쾌적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에 더해 판타지나 무협, 로맨스 등의 다양한 요소가 융합되었지만 이러한 융합의 원동력이 된 것 또한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수익을 늘리기 위함이다. ‘수익’은 웹소설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웹소설의 상업적 흥행은 ‘보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웹소설의 흥행은 순전히 ‘독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순위표를 오르내리며 작품들은 더 많은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실시간으로 경쟁한다. 그렇기에 회귀, 빙의, 환생으로 수렴 되어가던 웹소설 창작의 패러다임 속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한 발상이 섞이며 새로운 흐름을 일으키는 것이다. 완결까지 무사히 다다른 소설은 그렇게 하나의 IP로서 앞서 소개한 대로 ‘웹툰’이나 ‘드라마’ 형태 등으로 변주할 수 있는 새로운 창작의 토대가 된다.

주목을 받으며 점차 커가는 웹소설 시장이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웹소설이라는 콘텐츠는 수익을 위해 ‘독자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미덕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는 수익성이 우선시되는 이 콘텐츠에서도 어느 순간부터는 창작자와 독자 간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유의미한 문화적 가치가 형성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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