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자영업자 한 달 새 4천명 폐업
  전체메뉴
광주·전남 자영업자 한 달 새 4천명 폐업
경기 침체에 자영업자 지난 1월 기준 광주 1000명·전남 3000명 감소
“코로나19 때도 버텨왔는데…” 잇단 폐업에 주요 상가 공실률 치솟아
2025년 03월 10일(월) 20:25
10일 광주시 최대 상권 중 하나인 동구 구시청사거리 일대 상가 점포가 비어있다. 광주·전남지역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정부지원이 종료되면서 경영난 끝에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올해 1월 광주·전남 자영업자 수는 한달전보다 4000명 줄어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10일 오후 3시께 찾은 광주시 동구 충장로·구시청 사거리 일대는 곳곳에 임대 딱지가 붙어 지역 최대 상권이라는 이름이 바랜 모습이었다. 구시청 사거리 일대는 평일 오후임을 감안하더라도 10여분 동안 겨우 시민 5명이 지나갈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고, 상가 2곳 중 1곳은 공실로 남아있었다.

구시청 사거리 일대 과거 ‘황금라인’으로 불렸던 최대 번화가 복합상가도 공실 상가 사이에서 영업 중인 소수의 점포 외에는 2~3층 등 고층 대부분이 비어 활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 같은 날 오전 11시께 찾은 빛가람혁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빛가람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도시 내 최대 상권에도 프랜차이즈 카페, 편의점 등을 제외하면 상가 내 문을 연 곳보다 닫은 곳이 더 많았다. 공기업 인근 점포 외에는 가게를 찾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광주·전남 주요 상권에서 영업하던 자영업자들이 경기 침체를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서 주요 상권 공실률도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출연장 등을 통해 ‘빚으로 돌려막기’하며 벼랑 끝에서 버텨온 영세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나 자치단체 모두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별다른 지원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시 자영업자는 지난 1월 기준 14만3000명으로 전월 대비 1000명 줄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2월(14만 8000명)보다 5000명 적은 수준이다.

광주시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 엔데믹을 앞둔 지난해 4월 정부 지원 등을 통해 15만5000명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조치 등 정부 지원이 종료되면서 다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남 자영업자 역시 29만9000명에서 29만6000명으로 3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기간 대출을 통해 영업을 이어온 지역 자영업자들이 엔데믹 이후 소비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고물가 장기화 및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광주지역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0월 11만3000명을 기록했지만, 11월(11만2000명·-1000명), 12월(10만8000명·-4000명), 올 1월(10만4000명·-4000명) 등 3달간 9000명 급감했다.

이는 막대한 대출 등으로 인건비라도 아껴보고자 종업원 없는 가게를 나 홀로 운영해온 자영업자들마저도 더 이상 영업을 지속할 수 없게 돼 폐업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시 남구에서 7년동안 옷 가게를 운영해온 조모(여·49)씨는 “가게를 유지하고 싶어 창업 당시부터 같이 일했던 종업원을 2년 전에 내보내고 혼자 운영해왔는데, 결국 폐업을 선택하게 됐다”며 “혼자 가게를 운영하게 됐을 때부터 옷 반입량 자체를 30% 정도 줄였지만, 그마저도 절반은 그대로 재고로 남아 장사를 할 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잇따른 폐업 결정으로, 광주 주요 상권의 상가 공실률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에 따르면 광주시 금남로·충장로 상권 상가 공실률은 2022년 4분기 26.81%에서 코로나19 및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4분기에는 44.89%를 기록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