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민화, 신세계에서 꽃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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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화, 신세계에서 꽃피다’
28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조선민화 17점 등 선보여
고가구, 도자기 등도… ‘호작도’를 비롯해 ‘화조도’ 눈길
2024년 12월 26일(목) 19:37
‘까치호랑이’
‘화조도’
‘책거리’
생활 풍속을 민중적인 시각에서 그려온 작품을 민화라 일컫는다. 민화는 민초들의 바람이 투영돼 있으며 궁중화와는 변별되는 조형성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에도 민화작가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민화에 담긴 역사성과 의미, 당대와 다른 화풍은 여전히 새로운 영감과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민화의 원작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광주신세계 갤러리는 신년 기획전 ‘조선민화, 신세계에서 꽃피다-김세종 컬렉션’을 연다. 28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이번 전시에서는 복을 부르는 ‘호작도’를 비롯해 ‘화조도’, ‘책거리’ 중심으로 대표 작품을 엄선했다. 조선민화 원화 17점 등을 선보이며 고가구와 도자기도 함께 볼 수 있다.

백지홍 큐레이터는 “민화는 조선 말기 혼란의 틈바구니 속에서 궁의 울타리를 넘어 민간 영역으로 나간 궁중 화원 화가들 그림은 전문 화가, 아마추어 작가 손에 의해 새롭게 태어났다”며 “당시의 민화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그림에서 벗어나 일상의 필요와 감성을 담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전시에서 눈여겨 볼 수 있는 작품은 병풍이다. 조선시대 민중은 중요한 행사 때 병풍을 쳤다. 혼례를 치를 때도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병풍으로 당시 분위기를 대변했다. 특히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혼례는 화조 병풍을 둘러쳐 부귀와 다산을 기원했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민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까치와 호랑이’는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이 희극적이다. 가까운 듯 먼 듯한 모습은 서로를 향한 눈빛에서 드러난다. 까치는 호랑이가 전혀 무섭지 않은 듯 친구처럼 대하는데, 호랑이의 얼굴에선 심드렁한 표정이 읽힌다.

‘모란도’는 화사하면서도 소박하다. 고대부터 장식화로 애호됐던 모란도는 화조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선비들의 자부심이었던 책거리(책가도)는 당대의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책가가 있는 그림 외에도 책을 비롯한 기물들을 나열한 그림도 이에 포함된다.

‘화조도’는 화려하면서도 다채롭다. 꽃과 곤충, 나비의 모습을 담아낸 것으로 그 나름의 독창성을 겸비했다. 계절에 따른 각기 다른 종류의 새들과 꽃들이 화면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한편으로 민화는 민예품이나 속화로 불리며 평가절하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조선미술을 연구한 일본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민화’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현대미술 거장인 김기창, 장욱진, 이우환 등도 민화의 조형성에 주목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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