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근무 축소 준법투쟁…진료·수술 차질 우려
  전체메뉴
의대 교수 근무 축소 준법투쟁…진료·수술 차질 우려
전남대·조선대 의대교수 사직서 제출
오늘부터 법정근로 52시간 근무
“전공의 법적 절차 땐 현장 이탈”
의대 개강일 또 연기…학사 파행
의료 붕괴 조짐에 환자들 ‘불안’
2024년 03월 24일(일) 19:10
24일 광주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전남대와 조선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함에 따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의 의료공백이 가시화 되고 있어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에 착수할 경우 교수들은 곧바로 사직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돼 상급병원 의료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5일 ‘의료붕괴’ 시작되나 = 25일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시작되지만 곧바로 의료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상급병원인 의대 교수들이 법정근로 시간인 주 52시간 준법 투쟁에 나섬에 따라 당장 외래 진료가 축소되고 수술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4일 전남대와 조선대에 따르면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교수 총 434명 중 315명(설문 응답자 386명)이 각 대학별로 진행된 대응 설문조사에서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찬성했다.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지만 정식 사직절차의 방식을 선택하지 않아 바로 의료공백이 시작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 사직 절차를 위해서는 교수 개인이 사직서를 의과대학 학장에게 제출해야 하지만 전남대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조선대 의대교수평의회로 각각 사직서를 제출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의료현장을 떠나지 않겠지만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모양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각 대학 비대위 측은 1주일 가량 교수들의 사직서를 제출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해 정부가 법적절차에 돌입하면 교수들도 집단행동을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부 교수들의 설명이다.

당장 문제는 25일부터 시작될 의대교수들의 ‘준법투쟁’이다.

전공의들의 집단이탈로 축소운영 중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교수진들이 주 52시간만 근무하면 추가로 생기는 의료공백을 메우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과부하가 걸린 의료현장에 추가적인 의료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상급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이 중증 응급 환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의료 혼란이 다소 안정세를 보였지만, 준법투쟁을 하는 경우 당장 입원진료와 외래진료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수술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4일 전남대 의대교수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25일에 사직서를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사직서가 수리되기까지 보다 안전한 진료를 위해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여서 준법 투쟁한다”면서 “의료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졸속으로 자행된 의대증원과 강제배정은 필수의료 확충과 지방의료 고사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전하고 건강한 국민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하는 의대생, 전공의들과 우리(교수들)는 마지막까지 함께 할 것”이라면서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더 이상의 파국적인 상황에 빠지기 전에 정부는 비이성적인 행정적 제재를 철회하고 신속히 대화의 장을 마련해 진지한 협상에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의대 학사일정 또 연기=전남대 의과대학이 개강일을 다음 달 15일로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을 재차 수정했다.

22일 전남대에 따르면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오는 4월 15일 개강하기로 했다.

조선대는 4월 초 개강을 할 예정이지만, 대규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실험 실습수업 등 학사 일정을 4월 중순이나 말까지 모두 연기했다.

전남대는 지난 2월 19일 일부 수업을 시작했으나 학생들이 출석하지 않아 개강을 25일로 연기했다가 다시 연기한 것이다.

의대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직처리가 되면 의대 학사일정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교수진이 없어 학사일정 파행은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