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금남로 ‘차 없는 거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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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금남로 ‘차 없는 거리’ 어때요?
광주시 동구, 7월부터 금남공원~충장로1가 시범 운영 검토
“보행자 중심 열린 광장서 문화예술행사…상권 활성화 도모”
지하상가 상인들 “차량 접근성 떨어져 매출 되레 줄 것” 반발
2024년 02월 20일(화) 20:35
금남로 모습.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 동구가 금남로(1~2가)를 매월 한차례씩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구가 금남로를 보행자 중심의 열린 광장으로 만들어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상인들은 상권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동구는 지난 1월부터 ‘금남로 차 없는 거리 운영 TF’를 꾸리고 금남로를 ‘차없는 거리’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앞서 상인 등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다.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매월 1회 수준으로 정기적으로 금남공원부터 충장로1가 입구까지 540m 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차량이 통제된 금남로에서 주기적으로 예술·문화 행사를 열어 문화 광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2024~2025년 월 1회씩 시범 운영하고 2026년까지는 월 2~4회, 2027년부터는 매주 토요일 등 점진적으로 통제일을 늘려나가겠다는 안도 검토 중이다. 통제된 거리에서는 축제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민 주도 거리문화를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동구 측은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해 걷기 좋은 도시 조성 및 인근 상권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 중심의 교통 패러다임으로 도시 이미지 제고 및 도시 브랜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상인들은 종전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시 등에서 금남로 차없는 거리를 시행하려 했던 때와 유사한 반응이다.

동구가 지난 1~5일 충장로와 금남지하도상가 등 상인회장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주 고객층은 버스 및 자가용을 많이 이용하는데, 차량을 통제하면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상권이 약화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충장축제, 5·18 행사 등 기존 행사에서 도로를 통제하던 것까지는 명분이 있으니 이해하지만, 월 1회 이상 통제하는 것은 상인 측에서 받아들일 명분도 없으며 상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상인들의 주장이다.

금남지하도상가 상인들은 “각종 행사 때문에 차량 통행을 막을 때마다 지하도상가는 매출이 오히려 줄어들고, 지하상가 화장실에 쓰레기만 잔뜩 쌓이는 등 피해만 봤다”고 지적한다.

곽미란 금남지하도상가 상인회장은 “요즘 사람들이 모두 차 타고 다니는 마당에 충장로 주차장도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마땅한 교통 대책도 없이 통행을 막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실제로 각종 행사 때만 해도 지상에 콘텐츠가 몰려 있어 시민들이 지하로 내려오는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뜩이나 광주동부경찰 인력이 부족한 마당에 주기적으로 금남로 교통 통제까지 하려면 손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금남로1~2가를 통제하려면 문화전당로, 광주천변, 한미쇼핑 사거리 등 우회 차량이 몰리는 인근 도로까지 경찰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광주동부경찰 교통 인력은 야간근무자를 포함해 4명씩 3개조 뿐이라 비번근무자를 투입하고 지속적으로 광주경찰 기동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행사 열릴 때마다 경찰에서 교통 관련 민원을 감내했었는데, 통제 주기가 늘어난다면 그만큼 교통 대책도 수립돼야 한다”며 “지자체와 논의를 통해 시민들도 불편하지 않고 상권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단계라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에서 추진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며 “지역민과 상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계획 수립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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