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문화계 결산] 대규모 기획공연·신진기획자 소규모 무대 등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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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문화계 결산] 대규모 기획공연·신진기획자 소규모 무대 등 눈길
<2> 공연
양적 풍부, 질적으로 완숙함 더해...광주 브랜드와 철학 담은 무대도
코로나19 억눌렸던 수요 봇물...라흐마니노프 150주년 음악회도
신진기획자 약진, 연극, 국악, 클래식 등 장르별 창작공연 다수
2023년 12월 26일(화) 11:10
취재진의 요청에 아카펠라를 들려주는 킹스 싱어즈 <광주일보 DB>
어느 때보다도 억눌렸던 공연 열기가 뜨거웠던 한 해다. 작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공연계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였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대관사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예술계 전반이 활기를 되찾았다.

광주에서 한 해 동안 펼쳐진 다양한 공연들은 양적으로 풍부해졌지만, 질적으로도 완숙함을 더했다는 평가다. 올해 광주시립발레단이 5·18의 정신을 담은 작품 ‘DIVINE’이 대표적이다. 7월 14~1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 공연은 광주만의 브랜드가치와 철학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다양한 초청공연도 공연 흥행에 가세했다. 10월 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펼쳐진 ‘2023 ACC 슈퍼클래식 킹스 싱어즈’는 아카펠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들은 ‘아리랑’, BTS ‘전하지 못한 진심’ 등을 통해 선사했는데, 굵직한 베이스 토대 위에 바리톤, 카운터테너로 이루어진 화성음들은 어떤 기악도 인간의 목소리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열정이 느껴지는 연극 작품들도 다수 무대에 올랐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제1회 예향, 전남! 전국연극제’는 11월 9일부터 17일까지 여수시민회관과 진남문예회관, 여수문화홀,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 등에서 펼쳐졌다.

연극 ‘강제결혼’ <여수연극협회 제공>
‘극단 역사(그날,기억)’, ‘극발전소301(밀정리스트)’, ‘문화예술공방 바람꽃(우리말 글)’을 비롯해 ‘생이 아름다운 극단(강제결혼)’, ‘연극집단 반(예외와 관습)’, ‘크레이션(나르는 원더우먼)’ 등이 본선에 진출해 관객들을 만났다.

광주 서구문화원이 여는 ‘제9회 광주시민연극제’도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렸다. 아마추어 극단들의 다양한 연출과 특색 있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였는데, 극단 정거장의 개막작 ‘강물에 글 쓰고 바람에 색칠하니’를 필두로 씨어터연바람에서 각각 프로젝트도담도담과 여배우봄날씨가 광주광역시창작희곡공모전 수상작을 무대에 올렸다.

광주예총의 ‘제14회 아트페스티벌’도 의미 있는 행사였다. 지난 10월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극장에서 무용, 연극, 연예, 음악, 국악협회 등 소속 단체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로얄발레단은 ‘인형요정(The Fairy Doll)’, 광주성악가협회는 5인의 성악가(서재원, 김백호, 임현진 등)를 중심으로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을 선보였다.

이 같은 큰 공연들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감동도 인상적이지만, 신진 기획자들이 주는 소규모 기획공연도 여느 해보다 다채로웠다는 평가다. 청년문화허브가 운영하고 광주시가 후원하는 ‘호랭이스쿨’은 예비 문화기획자들을 위한 실전형 문화기획 전문학교를 표방했다. 올해 3기를 맞아 차세대 문화기획자들의 생애 첫 프로젝트 등을 펼치도록 지원했으며, 그중 신진기획자 최혜지 씨는 10월 25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Remember Artist’을 열어 광주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예술대학 졸업 후 공연 기회가 없는 연주자들을 위해 무대를 마련한 것.

신진기획자 최혜지 씨가 선보인 ‘Remember artist’ 공연 장면 <광주일보 DB>
아울러 11월 5일 박지형 씨가 기획한 ‘행위예술가의 집-EP.1 우리는 다 ‘몸’으로 이야기했었다’는 다원예술공연의 정수 ‘행위예술’을 매개로 예술의 길을 걷는 소회를 풀어냈다. 이외에도 김가영 기획자가 11월 10일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마련한 ‘한 번쯤은 들어본 음악, 뮤직르티아테’는 ‘젓가락 행진곡’, ‘하농’ 등 익숙한 레퍼토리를 재해석하는 시간이었다.

거리로 뛰쳐나온 공연 ‘거리극’도 있었다.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바로 그것, 10월 20~22일 양일간 동구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예술의거리 일원에서 볼 수 있었다. 공연장을 ‘일탈’하는 것처럼 거리에서 선보인 서커스, 민주광장 행진 퍼포먼스, 연희극 등은 세계 수준의 ‘거리 공연’의 정수를 보여줬다.

한편 신명과 감동의 전통예술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국립남도국악원은 토요상설 ‘국악이 좋다’를 통해 11월에는 기악합주 ‘도드리’, ‘가야금병창’, ‘태평무’, ‘박종선류 아쟁산조’ 등을 선사했다.

광주문화재단도 신진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토요상설공연을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서석당에서 총 30회 열었다. 특히 마지막 토요 상설공연에서는 아쟁연주가 김나후의 ‘김일구류 아쟁산조’, 소리꾼 신가희의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 등을 들려줬다. 이외에도 8월에는 사계절 풍류를 담아내는 국악팀 ‘화양연화’를 초청, 퓨전국악공연 레퍼토리를 매개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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