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르·왕가위·봉준호…감독들의 미학적 사유를 보다
영화 속 인문학-김윤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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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큼 다양한 해석을 요하는 예술 장르는 없다. 영화에는 서사와 연기, 기술 등 다채로운 영역들이 결부되고 감독의 철학이 투영된다.
대중의 일상적 욕망을 실현하는 수단이 된 영화는 단순한 소비로만 끝나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끝없이 소환되고 재해석됨으로써 미학적 사유와 논의의 장을 제공한다.
그동안 영화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놀라울 정도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 오늘날은 인문학이라는 키워드로 영화를 해석하는 경향이 일반화됐다. 인문학을 통해 들여다보는 영화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고, 이후 제작될 영화를 가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올해는 영화가 탄생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영화를 통해 인문학을 바라보고 나아가 사회 해석학을 바라보는 책이 출간됐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가 펴낸 ‘영화 속 인문학-시네마 오디세이아’는 장뤽 고다르와 왕가위에서 크리스토퍼 놀란과 봉준호까지를 아우른다.
저자는 지난 2018년 홍콩중문대학에 머무른 적이 있다. 홍콩 영화를 좋아했기 때문인데 홍콩은 미장센이 가득한 도시이며 맛집이 많은 대륙과 바다가 만나는 도시이다. 저자는 홍콩과 홍콩 영화를 좋아하며 이번 책도 상당 부분 영화로 맺어진 홍콩과의 인연이 모티브가 됐다.
홍콩 감독 왕가위는 혼자 영화를 보는 시간을 즐길 만큼 외톨이었다. 영화의 본질이 인간의 고독일 만큼 그는 ‘아비정전’의 장국영, ‘중경삼림’의 금성무와 양조위 등등을 통해 고독을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책은 ‘질문’, ‘미래’, ‘권력’, ‘자유’ 등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키워드들을 매개로 그것에 연계되는 영화를 분석하고 조명하는 방식으로 기술돼 있다.
‘탐욕과 자본주의’를 다룬 ‘우리 시대의 질문’에서는 네르너 헤어조크의 ‘아귀레’, 올리버 스톤의 ‘월스트리트’ 등을 소개하며 ‘계급과 불평등’에서는 봉준호의 ‘기생충’, 황동혁의 ‘오징어 게임’을 주 텍스트로 한다.
‘억압된 본능’을 다룬 ‘권력은 어떻게 인간을 통제하는가?’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의 ‘롤리타’, 헤닝 칼슨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다루며 ‘지식과 권력’은 밀로시 포만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벨라 타르의 ‘사탄 탱고’를 이야기한다.
이밖에 우주 개발과 SF 영화, 코로나 이후 사회를 전망하는 영화, 저항과 비판을 초점화한 작품 등에 대한 저자 특유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간디서원·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대중의 일상적 욕망을 실현하는 수단이 된 영화는 단순한 소비로만 끝나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끝없이 소환되고 재해석됨으로써 미학적 사유와 논의의 장을 제공한다.
올해는 영화가 탄생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영화를 통해 인문학을 바라보고 나아가 사회 해석학을 바라보는 책이 출간됐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가 펴낸 ‘영화 속 인문학-시네마 오디세이아’는 장뤽 고다르와 왕가위에서 크리스토퍼 놀란과 봉준호까지를 아우른다.
홍콩 감독 왕가위는 혼자 영화를 보는 시간을 즐길 만큼 외톨이었다. 영화의 본질이 인간의 고독일 만큼 그는 ‘아비정전’의 장국영, ‘중경삼림’의 금성무와 양조위 등등을 통해 고독을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책은 ‘질문’, ‘미래’, ‘권력’, ‘자유’ 등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키워드들을 매개로 그것에 연계되는 영화를 분석하고 조명하는 방식으로 기술돼 있다.
‘탐욕과 자본주의’를 다룬 ‘우리 시대의 질문’에서는 네르너 헤어조크의 ‘아귀레’, 올리버 스톤의 ‘월스트리트’ 등을 소개하며 ‘계급과 불평등’에서는 봉준호의 ‘기생충’, 황동혁의 ‘오징어 게임’을 주 텍스트로 한다.
‘억압된 본능’을 다룬 ‘권력은 어떻게 인간을 통제하는가?’에서는 스탠리 큐브릭의 ‘롤리타’, 헤닝 칼슨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다루며 ‘지식과 권력’은 밀로시 포만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벨라 타르의 ‘사탄 탱고’를 이야기한다.
이밖에 우주 개발과 SF 영화, 코로나 이후 사회를 전망하는 영화, 저항과 비판을 초점화한 작품 등에 대한 저자 특유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간디서원·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