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 배추 한 박스 5만원…김장철 앞두고 물가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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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 배추 한 박스 5만원…김장철 앞두고 물가 ‘빨간불’
오염수 방류에 소금값 올라…택배·인건비 상승에 절임배추 전년비 5천원↑
김장 속 재료 가격도 들썩…고추가루 14%·쪽파 31%·생강 107% 올라
유통업계도 김장 물가 방어전 나서…예약·할인판매 기획전 추진
2023년 10월 11일(수) 16:50
<광주일보 자료사진>
“물가가 너무 올라 올해 김장 비용 부담이 클 것 같아 걱정이네요.”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에 거주하는 김현임(여·51)씨는 오는 11월 말께 김장을 담을 생각이다. 여동생 둘과 함께 자매 셋이 주택을 짓고 함께 살고 있는 김씨네는 한해에만 200~250포기 수준의 김장을 담근다고 한다.

김씨는 “매년 강원도에서 절임 배추를 구매해 김장을 담갔는데, 올해 절임 배추 20㎏ 한 박스 가격이 5만원을 넘어섰다”며 “지난해 4만5000원대에 비해 가격이 꽤 올랐다”고 말했다.

보통 20㎏ 1박스에는 10포기 정도의 배추가 들어간다. 김씨 가족들이 250포기 김장을 담근다고 가정하면, 절임 배추 가격만 125만원 정도에 달한다.

김씨는 “이밖에 소금값도 많이 올랐고, 젓갈과 고춧가루 등 안 오른 게 없다”며 “워낙 김장을 많이 하다 보니 올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올해 김장철을 앞두고 절임 배추 가격이 오르는 등 김장에 들어가는 물가비용이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해남과 진도 등 전남지역 절임 배추 생산농가 등에 따르면 현재 절임 배추(20㎏ 기준) 가격은 5만원 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평균 4만5000원 수준에 비해 5000원 상당 올랐다는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농가들은 일손이 부족한 농촌지역 인건비가 올해 더 오른 데다, 소금값과 박스비, 택배비 등도 모두 오른 탓에 작년보다 절임 배추를 더 비싸게 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전남지역에 여름철 많은 비가 내려 작황이 좋지 못해 수확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배추 뿌리가 썩은 게 많아 작황이 좋지 않은 것도 절임 배추 가격 오름세에 한몫을 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배추 가격이 다소 떨어졌으나, 여전히 평년보다 비싼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소금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수요가 증가해 값이 오른 소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6826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7257원)보다 5.93% 저렴한 것이지만, 여전히 평년(6442원)에 비해서는 5.96% 비싼 것이다. 도매가격 역시 10㎏ 기준 1만7200원으로 평년(1만4029원)보다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또 굵은소금(5㎏) 소매가격은 1만4217원으로 지난해(1만1195원)보다 27% 올랐고, 평년(8249원)에 비해서는 무려 72.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김장의 필수 재료인 고춧가루(국산 1㎏)는 1년 전 3만1545원에서 올 현재 3만5986원으로 14.08% 올랐고, 건고추(화건·600g)는 1만8394원으로 지난해(1만6214원)에 비해 13.45% 상승했다. 쪽파도 1㎏에 1만648원으로 전년(8131원) 무려 30.96%, 국산 생강은 1㎏ 기준 작년 8768원에서 올해 1만8147원으로 106.97% 급등했다.

올해 서민들의 김장 물가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김장 물가 부담이 커지자 유통업계도 ‘김장 물가 방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해남·영월산 절임 배추 예약판매를 시작, 해남 절임 배추(20㎏)를 행사 카드 결제 시 국내 최저가로 내놓았다. 또 김장철이 본격화하는 다음 달 초 고춧가루, 젓갈, 무, 파, 마늘 등 김장 속 재료에 대한 기획 할인전도 전개할 방침이다.

이마트도 이달 말부터 절임 배추 예약판매에 들어가기로 하고 판매 가격과 산지 물량 수급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도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김장용 절임 배추를 예약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절임 배추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해남지역 지정 농가에서 사전 기획 물량 10%를 확보하는 등 전체 취급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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