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 시인, 마음 밭에 자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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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시인, 마음 밭에 자라는 ‘꽃’
8번째 시집 ‘아심찬하게’ 발간
2023년 08월 22일(화) 08:00
“어디에선가 씨앗 하나 날아와 마음 밭에 날개를 접는다. 시인의 삶과 사유만큼만 그 씨앗이 뿌리 뻗고 싹 뜨고 꽃 피고 열매 맺은 시의 집에 마침내, 상량을 올리는 명장은 독자이다.”

시인의 마음 밭은 각기 총천연색이다. 저마다의 빛깔과 저마다의 모습으로 시라는 ‘꽃’이 자라고 있다. 그 밭을 어떻게 일구고 가꾸느냐는 전적으로 시인의 몫이다.

담양 출신 김정원 시인의 마음 밭은 동양적 사유가 토대를 이루고 있다. 유가적 사상과 자연친화적 삶과 연계된 시가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김정원 시인이 8번째 시집 ‘아심찬하게’(문학들·사진)을 펴냈다.

지난 2006년 ‘애지’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시인은 그동안 모두 7권의 시집을 펴낼 만큼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일궈왔다.

김규성 시인의 “유가적 성실과 절제, 노장의 자연친화적 사유는 그의 시세계를 견인하는 정신적 기초”라는 평처럼 이번 시집에는 동양의 정신 문화가 뿌리깊게 박혀 있다.

“꽃은 농사 달력이다// 조팝꽃 피면 조 심고/ 파꽃 피면 파 심고/ 아까시꽃 피면 참깨 심고/ 밤꽃 피면 메주콩 심고/ 찔레꽃 피면 모 내고/ 자귀꽃 피면 장마를 대비하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 작대기 놓고/ 1자도 모르지만/ 파종 시기를 놓쳐서/ 농사를 망친 적 없는// 아주 어릴 때부터/ 흙과 하느님의 동무들이다”

위 시 ‘찔레꽃’은 꽃을 통해 농사의 현장을 묘사한다. 화자는 농부는 흙과 하느님과 동무들이라고 본다. 이러한 사유에는 농심으로 대변되는 생명에의 경외와 삶에 대한 애착이 드리워져 있다. 나아가 동학의 인내천 내지는 ‘농심은 천심’ 같은 깊은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

김규성 시인은 해설에서 “그는 대개의 지식인들이 철학, 예술, 문학, 문화 등 인문학 전반에 걸쳐 서구 편향적 경향을 보이는 기류 속에서도 의연히 자신의 정신적 뿌리를 견고히 다진다”며 “여기에서 새삼 그 근원에 대한 애착과 긍지, 신앙적 소신을 되읽게 된다”고 평한다.

한편 김정원 시인은 전남대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까지 시집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 ‘줄탁’, ‘거룩한 바보’, ‘환대’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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