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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15km 직선화…우주센터 가는 길 빨라진다
길이 삶을 바꾼다 <4> 국도 15호선(화순 동면~순천 송광)
20년 이상 인근 주민·이용자들 숙원사업
2016년 8월 ‘제4차 국도·국지도 계획’ 반영
2022년 12월에야 노선 신설 확정돼 착공
터널·교량 등 난공사 많아 사업비 1126억원
기재부, 경제성 논리만 따져 2차선 결정
2023년 05월 16일(화) 19:10
국도 15호선에서 가장 선형이 구불구불해 사고 위험이 큰 화순 동면~순천 송광 구간에 대한 공사가 20년만에 착수됐다. 기존 15km를 7.32km의 직선으로 연결하면서 교통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국도 15호선 공사 현장.
국도 15호선은 주로 광주에서 고흥을 오갈 때 자주 이용되는 도로다. 광주에서 국도 22호선으로 화순읍을 지나 동면 구암교차로에서 사평을 거쳐 서재필기념공원이 있는 보성 문덕면 용암삼거리, 순천시 송광면·외서면, 보성군 벌교읍을 지나면 고흥군에 닿을 수 있다. 고흥군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 시작된 국도 15호선은 전북 순창까지를 잇는 종축 국도 중 하나다. 전남 중심축과 동부 경계의 중간을 타고 올라 화순을 지나 곡성 옥과에서 호남고속도로와 만나며, 전북 순창읍과 임실 강진면을 거쳐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순창군의 동측 끝에 해당하는 동계면까지 이어주고 있다.

이 가운데 화순 동면~순천 송광은 남북으로 달리는 국도 15호선 가운데 선형이 가장 구불구불하고, 주암호를 끼고 위로 돌면서 이동 차량의 소요 시간이 지체되는 구간이다. 국도 15호선은 군산과 고흥 거금도를 잇는 국도 27호선과 순천시 송광면 망향각공원에서 합쳐져 고흥읍에 진입하면서 다시 갈라진다. 국도 15호선은 ‘우주항공로’라는 또다른 명칭을 가지면서 고흥 외나로도로 향하지만, 국도 27호선은 고흥의 반대쪽인 녹동과 소록도를 거쳐 거금도 오천항에 이른다. 따라서 서재필기념공원이 있는 용암삼거리에서 순천 송광면 구룡리까지 15km를 7.32km의 직선으로 연결하는 이 공사는 20년 이상 인근 주민, 이용자들의 숙원사업이었다.

국도 15호선은 광주에서 고흥을 오갈 때 자주 이용되는 도로다. 서재필기념공원이 있는 보성 문덕면 용암삼거리에서 주암호를 끼고 돌면서 순천시 송광면·외서면, 보성군 벌교읍을 지나면 고흥군에 닿을 수 있다. 사진은 서재필기념공원 전경.
전남도는 우선 2016년 8월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건설 계획’에 이 사업을 반영한데 이어 2018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쳤다. 문제는 이 구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곡선 노선을 조금씩 펴주는 방식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노선을 신설할 것인지에 있었다. 기획재정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 사업 적정성 평가를 하는데 1년이 넘는 시간이 지연됐으며, 2022년 12월에서야 노선 신설이 확정돼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사업비는 무려 1126억원에 달한다. 거리는 짧지만 터널, 교량 등이 들어선 복잡한 구간이기 때문이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지난 2016년 8월 4차로 확장공사를 마친 벌교~송광 구간과 시너지를 발휘해 도로 이용자들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남도는 이 구간을 4차선으로 하려고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통행량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2차선으로 결정했다. 이처럼 전남의 기반시설 대부분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신설, 확장, 정비 등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논리는 인구와 경제 규모를 갖추지 못한 지역의 성장·발전을 저해하면서 국토 전반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수십년 간 반복된 국가 재정의 차등 투입은 수도권과 지방, 영남권, 충청권 등과 호남권의 기반시설의 격차로 이어졌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재정 기조 자체의 혁신적인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지난 2016년 8월 4차로 확장공사를 마친 벌교~송광 구간과 시너지를 발휘해 국도 15호선 이용자들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국도 15호선 공사 현장.
수도권에서 가장 먼 지역 중 하나인 고흥은 지난 2009년 6월 외나로도에 나로우주센터가 조성되면서 일약 우주중심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우주센터로 인공위성 로켓 및 각종 우주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기술 협력으로 건설된 나로우주센터는 우주체험관을 포함해 모두 3314억원이 투자됐다. 앞으로도 범국가적인 재정 투입과 우주 관련 민간기업들의 투자 역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주산업의 핵심전초기지인 고흥으로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 및 편의시설은 앞으로도 계속 설치해야하는 이유다. 고흥 나로우센터는 2013년 1월 나로호 3차 발사, 2018년 10월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2021년 10월 누리호 첫 발사에 이어 2023년 6월 인공위성 탑재 2차 발사 등 우리나라 우주 역사와 함께 할 것이다.

2023년 3월 고흥은 대한민국 우주발사체산업 거점 조성을 위해 전남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안한 ‘고흥 우주발사체국가산업단지’ 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고흥에 국내 유일 우주발사장이 있는데다 지난 2022년 12월 ‘우주발사체산업 클러스터’가 지정됨에 따라 이와 연계한 기업 유치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고흥 우주발사체국가산업단지’는 고흥 봉래면 외나로도 일원에 2030년까지 3800억 원을 들여 173만㎡ 규모로 조성된다. 우주발사체 조립 및 부품 제조 전후방 기업과 발사체 연구기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우주발사체 앵커 기업과 연구기관이 집적화되고 4조9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여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문병기(58) 화순 동면 면장은 “통행료 부담 때문에 국도를 이용해 여수·광양 산업단지로 가는 차량들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불구불한 선형이 사라지고 반듯하게 도로가 설치되면 보성, 순천 등으로의 접근성 역시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