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공항 해법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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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공항 해법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3년 04월 13일(목) 00:15
요즘처럼 누구나 비행기를 타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다. 보잉, 더글라스 등 항공사들이 군용기와 함께 여객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고, 공항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라이트 형제는 1903년 동력 비행기를 개발하면서 이 신기한 기계의 효용을 잘 알고 있었다. 오랜 기간 미국 정부를 설득한 끝에 190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세계 최초의 칼리지파크 공항을 짓기로 했는데, 동생인 윌버가 직접 공항 건설의 감독을 맡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항은 1916년 여의도 공항으로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졌다. 광주에서는 1929년 일본 육군이 지금의 서구 상무지구에 임시 활주로를 만든 것이 그 시초다. 1938년 조선총독부 체신국이 항공우편 수송을 위해 이를 수리해 민간 비행장을 개장했고, 1942년까지 조선항공사업사가 여객 노선을 운항했다. 해방 후 1952년 광주 상무대에 민군 겸용 공항이 있다가 1967년 지금의 광주공항으로 이전했다.

2007년 11월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광주의 민간·군 공항이 모두 옮겨가기로 했지만, 여러 차례 약속과 번복, 파기를 계속하면서 15년이 지난 지금도 공항은 두 개로 갈라져 있다. 여기에 군 공항 이전 대상지로 함평이 부상하면서 자칫 공항은 세 개로 찢어질 가능성까지 생겼다. 전북은 새만금 국제공항을 서두르고 있고, 대구공항, 가덕도신공항 등 국토 남부권에 대형 공항들이 조만간 들어설 예정인데 말이다.

무안국제공항의 경쟁력을 걱정해야 하는 지금, 무안은 군 공항 반대에만 전력을 다하고, 광주는 군 공항 이전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공항은 운송기지, 물류기지, 도시 조성 등의 역할을 한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군 공항 설치에 해당 지역민의 뜻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역민이 원하는 대로 이전지를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토 방위, 국가 발전, 광역권 공항 배치 등의 요소도 논의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일각의 도를 넘어선 군 공항 이전 반대나 맥락 없는 유치 움직임에 국방부, 광주시, 전남도가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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