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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치기 정치
2022년 01월 19일(수) 07:00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국민 간 갈등을 조장하는 ‘갈라치기’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 ‘갈라치기’란 바둑 용어로, 넓게 펼쳐진 상대 진영의 중앙 부분에 돌을 놓아 좌우를 가름으로써 상대의 공격을 제한하는 수다. 하지만 이 같은 뜻의 갈라치기란 말이 최근 바둑판이 아닌 정치권에서 특히 정치 기사에서 더욱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선, 20대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남녀를 갈라놓고 젠더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에서 언급했던 공산주의를 멸하자는 ‘멸공’ 인증 릴레이를 야권 인사들이 이어 가면서 철 지난 ‘색깔론’으로 때아닌 이념 갈등까지 이슈화됐다. 이는 권력을 잡기 위해 국민을 양 갈래로 나눈 뒤 어느 한쪽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정치권의 치졸한 선거 전략이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국민 대통합’을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표를 위해서 국민 갈등을 더욱 심하게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과거 대선은 진보와 보수 간 진영 갈등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대선은 진영을 넘어 세대 간, 성별 간 극한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정 세대와 성별을 나눠 겨냥하는 갈라치기 정치적 행보가 득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국민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정치는 갈등 조정과 중재가 우선이다. 사회 구성원들 간 갈등을 조정과 중재를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정치적 과제다.

하지만 대선 후보나 거대 정당의 정치인들이 국민을 갈라치기 해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겠다는 정치적 행보는 오히려 국민에게 ‘정치 불신’ ‘정치 혐오’만 부추겨 결국 자신들이 정치판에서 퇴출되는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여야 대선 후보는 모두 그동안 대선 캠프에 국민 통합 또는 미래 통합 등의 명칭을 가진 각종 위원회를 두고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제 남은 대선 기간만이라도 양당은 선거를 위한 갈라치기 정치를 중단하고 진정 국민을 위한 통합의 정치를 했으면 한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