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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의 새로운 길…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 ‘수묵신작로’
12월13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전통기법부터 현대 표현법까지
‘변화·모색·확장·변신’ 4개 섹션
이응노·박생광 등 28명 40점 전시
2020년 11월 23일(월) 00:0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전 ‘수묵신작로’전이 오는 12월 13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역 공립 미술관들과 함께 소장품을 중심으로 순회 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한 한국화 작품 중 기법, 재료, 주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실험이 반영된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기획했다. 전시 타이틀 ‘수묵신작로(水墨新作路)’는 한국화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꽤 적절한 이름이다.

오는 12월 13일까지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수묵신작로’는 변화의 시작, 한국성의 모색, 한국화의 확장, 한국화의 변신 등 모두 4개 섹션으로 구성해 남관·박생광·서세옥·이응노·김호득 ·윤애근 등 28명 작가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세옥 작 ‘춤추는 사람들’
전반적으로 전시작들은 수묵, 채색, 필법 등 한국화의 전통적 수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실험적 방법을 탐구하고 서양미술과 현대미술의 표현법까지도 수용한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변화의 시작’에서는 흔히 수묵화 또는 전통채색화로 인식하기 쉬운 한국화 분야에 추상 표현과 서양화적 요소를 가미해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내며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응노의 ‘인간 추상’과 ‘글자 추상’,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 권영우의 ‘화실별견’ 등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송수남·정찬영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국성의 모색’ 섹션에서는 화려한 색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수묵 중심의 화단에서 채색화가 주목받았던 1980년대 현상을 짚어본 섹션으로 민속, 민화, 무속, 역사 등의 소재를 통해 한국화의 정체성과 방향을 모색한 작품을 중점적으로 전시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은 전통적인 오방색과 고구려 벽화, 전통 단청의 채색법 등 전통 색채를 활발하게 활용하며 독특한 작품을 생산해냈다.

전시에서는 무녀 등 한국의 토속적 소재와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박생광 작가를 비롯해 김근중·남관의 작품을 만날수 있다.

현대적 요소가 폭넓게 포함되면서 개성있는 화면을 연출하며 ‘탈장르’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작가들의 작품은 ‘한국화의 확장’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김선두 작가의 풍경화는 기존 한국화에서 보여주는 풍경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며 과감한 면 분할과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 민경갑의 ‘무애2’도 인상적이다. 또 한지에 수묵담채로 그린 이철량의 ‘바람소리’는 단순한 조형성이 오히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색에 잠기게 한다. 그밖에 김호득·송계일·송수련·신명범·이길원·황창배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국화의 경계가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국화의 변신’은 가장 흥미로운 공간이다. 평면 작업에서 벗어난 입체적 작품이 눈에 띄고 금속·유화·천·목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실험적 방법으로 제작된 작품, 전통을 ‘재해석’해 새롭게 변용한 작품 등이 눈에 띈다.

김보민의 ‘가회도’는 모시천에 수묵담채와 테이프로 서울 가회동 풍경을 묘사한 작품으로 친근한 느낌이 든다. 펜과 먹, 종이 등 아주 단순한 도구를 사용하는 유승호 작가의 작품은 즐거운 놀이의 연장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 ‘푸- 하-’는 한글 ‘푸’와 ‘하’ 두 글자를 수만번 반복해 완성한 산수화로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밖에 윤애근·안성금·이인·정탁영·심경자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